추미애 경선체제 조기전환에 “국민정서에 안맞아, 잿밥에 관심 느낌”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관련해 “경선이 감동적이고 역동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경선에서 이긴다 한들 본선에서의 패배를 예고하는 일”이고 말했다.박 시장은 이날 시울시장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개헌 보고서 파동이나 (일부 친문 지지자들의 비문 인사들에 대한) 문자폭탄, ‘18원 후원금’ 사태를 보면서 과연 이런 당의 지도부가 공정하고 역동적인 경선을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신뢰와 의구심,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추미애 대표가 전날 경선룰 마련에 착수하겠다며 대선체제 돌입을 선언한 데 대해서도 “국민관심의 초점이 탄핵의 완수에 가 있고, 국민이 정치권 일반에 대해 아직 불신의 눈을 거두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새해 벽두부터 경선룰을 갖고 이렇게 먼저 공식적으로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기간이 짧아져 실무적 준비와 논의는 당연히 이뤄져야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당 대표가 조기에 경선룰을 확정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 정서와 국민 뜻에 맞지 않는다”며 “잿밥에 먼저 관심이 가 있는듯한 느낌을 국민이 갖게 되지 않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빨리 해소하는 게 필요하다”며 “경선룰을 공정하게 진행하고 게임에 참여한 모든 주자들의 전폭적 동의와 합의, 승복, 축하를 끌어내는 바탕 위에서 역동적, 감동적 경선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이런 것이 없다면 시너지 효과와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뿐더러 아름다운 경선으로서의 감동과 역동성을 못 가져올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또한 “공정하게 룰을 만들지 않으면 본선 패배는 필연적이다. 이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도 결정적 손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모바일투표제 도입 문제에 대해선 즉답을 피하면서도 “개인의 욕망이나 이기적 생각을 하고, 여러가지 꼼수를 집어넣으려면 여러가지 사달이 벌어지고 패배자도 승복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며 “국민 뜻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구조라면 뭐라도 좋지만 그걸 해치는 거라면 받아들여선 안된다”고 언급했다.
박 시장은 “늘 과거에도 선두주자나 대세론을 지배했던 분들이 오히려 마치 대통령이 다 된 것 같은 행동과 행태 때문에 국민의 불신을 받아 결국 큰 이변이 일어나고 역동적 상황이 벌어졌던 것”이라며 문 전 대표의 대세론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국민은 정치에서도 한편의 드라마를 보고 싶어한다. 앞선 사람이 그대로 가는 건 드라마가 될 수 없다. (지지율이) 좀 낮은 사람이 치고 나가는 게 하나의 드라마이자 역동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문 전 대표와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친문세력의 패권주의적 폐쇄성, 과도하고 압도적인 당 지배에 따른 여러가지 부작용에 대해 당 외부 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굉장한 반감이 있다. 이럴수록 포용성과 유연성은 줄어들고 반감이 커진다”며 “제가 그걸 대변하는 것이고, 그러한 것이 당내 경선의 승리가 가능한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말 두 차례 걸쳐 국회에서 연 비전 토론회에서 민주당 의원 78명이 공동주최자로 이름을 올린 것을 거론하며 “당의 과반 이상의 의원들이 친문의 행태에 상당한 우려와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경선 과정이 불공정하게 진행된다고 판단될 탈당이나 경선 불참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왜 패자가 되고 탈당을 생각하느냐. 그런 생각은 안해 봤고, 당에서도 압도적으로 1등을 할 생각”이라며 “당당하게 공정한 경선을 요구할 것이고, 그 바탕 위에서 당연히 1등이 되고 본선에서 대통령이 되는 게 제가 오직 생각하는 미래이자 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헌보고서 파문에 대해 “당내 패권적 정치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당 대주주인 문 전 대표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한 뒤 추미애 대표를 겨냥해 “부적절함이 있으면 그에 대해 진실되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책임있는 사람에 대해선 책임을 묻는 게 공당의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