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폴리 전 무역관장 “표적 테러에 대책 없어”

트리폴리 전 무역관장 “표적 테러에 대책 없어”

입력 2014-01-20 00:00
수정 2014-01-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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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화 코트라 신흥지원팀장 인터뷰

”아무리 대비를 해도 표적 테러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습니다.”

2002∼2006년 트리폴리무역관장을 지낸 정영화 코트라 신흥시장팀장은 20일 서울 염곡동 본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트리폴리무역관의 안전 실태를 이같이 설명했다.

정 팀장은 한석우 무역관장 피랍 사건의 배경으로 2011년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악화일로를 걷는 현지 치안 상황을 꼽았다.

그는 “내가 근무할 당시만 해도 카다피가 치안을 잘 통제해 이처럼 신변에 위협이 되는 사건이 거의 없었다”면서 “하지만 카다피 정권이 몰락한 이후에는 시내에 민병대가 자주 출몰하는 등 치안이 크게 악화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한국인만을 표적으로 한 사건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기업이 리비아에서 배수로·병원·학교 건설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공사를 많이 해 이미지가 아주 좋고 현지인들도 한국을 형제 나라로 인식하고 있어 한국에 대해 적의를 느낄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트리폴리 치안 상황이 악화하기 전부터 납치 등을 피하고자 출·퇴근 경로를 바꾸는 등 대비를 해왔지만 준비가 된 표적 테러에는 방법이 없다”며 “이번 사건도 이런 경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트리폴리 시내 중심가 트리폴리타워에 있는 무역관은 정 팀장이 관장으로 재직할 당시 새로 입주한 곳이다. 이곳은 입주 당시만해도 트리폴리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꼽혔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작년 12월에는 민병대와 시위대 간 무력충돌이 발생한 가운데 민병대 세력이 트리폴리타워 건물을 무단 점거하면서 무역관이 사흘간 폐쇄된 적도 있다.

한석우 관장은 현지시간으로 전날 오후 5시 30분께 무역관에서 차로 약 30분 정도 떨어진 잔주르지역 자택으로 퇴근하는 도중 괴한에게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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