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담뱃값 인상안을 보고하고 있다.
정부가 11일 담뱃값 인상폭을 200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과도한 인상이 서민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1500원 이하 인상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인 남성 흡연율은 37.6%로, OECD 국가 중 2위다. 반면 담뱃값 2500원은 OECD 최저 수준이다. 담배로 인한 질병 때문에 소비되는 건강보험지출액은 한 해 1조 7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경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담뱃값 인상안을 보고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복지부에서 2000원 이상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고, 당에서는 (국민) 부담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면서 “정부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강석훈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은 “2000원 인상은 과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면서 “1500원으로 내일 입법 예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담뱃값이 10년 만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편의점에는 담뱃값 인상 전에 담배를 사 두려는 애연가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A편의점에 따르면 정부가 담뱃값 인상안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지난 10일 하루 동안 담배 판매량이 지난주 수요일보다 32.9% 급증했다.
통상 담배 판매가 전주 같은 날보다 1%가량 증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10일에 유난히 증가 폭이 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B편의점에서도 10일 담배 판매량이 지난주 수요일과 비교해 31.2% 늘었다.
편의점 관계자는 “담배는 평소 매출에 크게 증감이 없는 상품으로, 증감폭이 보통 5%를 넘지 않는다”라며 “10일은 휴일이어서 평일인 전주 수요일(3일)과 비교하면 오히려 판매가 줄었어야 하는 날인데 많이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 발표 이후 담배 사재기를 막기 위해 담배 판매점 평균 매출과 물량을 관리할 예정이다. 담배 불법 사재기가 적발될 경우 2년 이상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네티즌들은 “담뱃값 인상, 정말 2000원 올라가는 건가”, “담뱃값 인상, 1500원도 너무 과한데?”, “담뱃값 인상, 더 올려야 하는 것 아닌가”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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