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부산·경남 5만원권 회수율 3% ‘미스터리’

[경제 블로그] 부산·경남 5만원권 회수율 3% ‘미스터리’

입력 2014-09-23 00:00
수정 2014-09-23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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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TK서 벌고 딴곳서 소비 지하경제와도 연관 배제 못해 관광지 제주도는 333% 환수

‘신사임당’(5만원권)이 일단 집(한국은행)을 떠나면 잘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지적됐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 환수율이 22.7%에 불과합니다. 5만원권 100장을 풀면 한은으로 돌아오는 것은 22.7장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지역별로 이 환수율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특히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은 100장을 풀면 겨우 3~5장만 돌아올 정도로 극히 저조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한은이 22일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부산·경남 지역의 5만원권 환수율은 3.0%였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낮습니다. 대구·경북은 5.6%로 그다음으로 낮습니다. PK와 TK 지역의 5만원권 환수율은 5만원권이 처음 발행(2009년)된 초창기부터 줄곧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그렇더라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20%대(PK 23.9%, TK 25.4%)는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올 들어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습니다. 한은은 원인 분석에 들어갔지만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합니다. 돈에 꼬리표가 붙은 게 아닌 이상 정확한 ‘진상 규명’이 어렵기 때문이지요.

한은 지역본부는 PK와 TK 지역의 소비 특성에서 일단 그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돈은 부산, 대구에서 벌어도 그 돈을 쓰는 것은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한다는 것입니다. 다소 해묵은 통계이기는 하지만 2011년 한은이 부산·울산·경남지역 주민들의 신용카드 지출을 조사했을 때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지출 비중은 15.4%에 이르렀습니다. ‘베드(bed) 타운’ 특성이 있는 경기 지역의 환수율이 6.3%에 불과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합니다. 관광객들의 소비가 많은 제주도는 333.1%로 전국에서 5만원권 환수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경상도에 대규모 산업단지와 가축시장 등이 몰려 있어 고액권 현금 수요가 많은 점도 저조한 환수율의 한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한은 측은 “올해 들어 다른 지역보다 부산·경남, 대구·경북지역의 기업 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해 현금 수요가 증가했다”며 “(환수율이 낮아지는) 구체적인 이유는 좀 더 조사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합니다. 지하경제와의 연관성도 배척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2014-09-2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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