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전세계는 ‘옐런 입’만 바라본다

이번 주 전세계는 ‘옐런 입’만 바라본다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5-12-13 23:00
수정 2015-12-1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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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OMC 15~16일 올 마지막 회의

이번 주 지구촌의 눈과 귀는 온통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입에 쏠려 있다. 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간 지속된 제로 금리(0~0.25%)에 종언을 고하면 아무리 예고된 ‘이벤트’라고 하더라도 세계 금융시장이 한 차례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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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15~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개최한다. 올해 마지막인 이번 회의에서는 2008년 12월 이후 제로 수준을 유지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2006년 12월 이후 9년 만이다.

옐런 의장은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돈을 풀어 성장을 떠받치자는 온건파)로 분류되지만 올 들어 금리 인상 시그널을 시장에 꾸준히 보냈다. 지난 5월 22일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지역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올해 어느 시점(some point this year)에 금리 목표치를 올리는 게 적절하다”며 첫 신호를 냈고,이후에도 FOMC 정례 기자회견과 포럼 등을 통해 최소 8차례 이상 연내 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다. 지난 2일 워싱턴 이코노믹클럽 강연에서는 “금리정책 정상화 시작을 너무 미루면 향후 급하게 긴축정책을 펼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다분히 매파적 경고까지 내보냈다.

시장도 ‘제로 금리 종식’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65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7%가 이달 금리 인상을 점쳤다. 블룸버그가 79명의 전문가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3명을 제외하고는 같은 결론을 제시했다.

미국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와 함께 신흥국으로 흘러들어 갔던 글로벌 자금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등 세계 금융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연준의 소통 및 인상 강도에 따라 시장이 받는 충격이 달랐다. 1994년 2월 3.0%였던 미국 기준금리가 1년 만에 6.0%로 올랐을 때는 신흥국이 큰 혼란에 빠졌다. 멕시코를 시작으로 중남미 국가가 외환위기에 빠져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고 아시아까지 번졌다. 이른바 ‘테킬라 효과’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낸 보고서에서 “그 사이 우리나라는 외환건전성이 좋아졌고 국가부도 위험도 현격히 떨어져 ‘테킬라 효과’의 영향권에서 비켜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계은행은 “둔화세를 보이는 신흥국 경제가 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대외 악재를 만나면 퍼펙트 스톰(여러 충격이 겹쳐 엄청난 파괴력 발생)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우려 등을 의식해 옐런 의장도 “금리 인상이 단행되더라도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며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 2004년 6월 1.0%였던 미국 기준금리가 2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5.25%까지 올랐을 때는 시장의 충격이 덜했다. 앨런 그린스펀 당시 연준 의장은 시장에 꾸준히 신호를 보내며 충격을 줄였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이 더디게 진행되더라도 파급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며 “오랜 기간 초저금리에 익숙해진 시장이 힘든 적응 기간을 필요로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은 이미 여러 차례 예고돼 당장 환율이나 금리, 주가지수 등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라는 새로운 불확실성이 시장을 괴롭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5-12-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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