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급락 이례적 설명자료
“대규모 적자… 투자 축소할 듯”
기업들 하반기 시장 반등 예상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4조 3000억원으로, 이는 시장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인 6조 9254억원을 2조 6000억원가량 밑도는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를 기록한 건 2014년 3분기(4조 600억원) 이후 8년 만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 발표에는 세부 항목별 실적이나 별다른 설명 없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만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내고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메모리 구매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미국 인텔과 함께 반도체 전체 매출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삼성마저 ‘메모리 불황’의 타격을 크게 입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삼성이 전략 수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그간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일본 키옥시아 등 주요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선언에도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치킨게임’을 벌이더라도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시장이 안 좋다”면서 “삼성 말처럼 ‘인위적 감산’은 아니더라도 공정을 고도화하는 방식을 통한 ‘자연 감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는 통상 공정에 변화를 주면 전환기에는 일시적으로 생산량이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를 통해 2023년 하반기부터는 메모리반도체 업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투자·생산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투자 50% 축소와 감산을 기조로 시장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2023-01-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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