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폭격 피해 병원 떠돌며 은신”

“카다피, 폭격 피해 병원 떠돌며 은신”

입력 2011-05-28 00:00
수정 2011-05-28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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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가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밤마다 병원으로 도망 다니고 있다.”

영국 비밀 정보국인 MI6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보고한 내용이다. 캐머런 총리는 이번 주에 이 보고를 받은 뒤 아파치 헬기 4대를 리비아에 투입하는 작전계획을 승인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MI6의 보고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정부 관계자와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두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공습을 피해 병원을 떠돌고 있으며, 매일 밤 그가 숨는 병원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MI6의 보고에는 카다피군의 주요 지휘관들이 통화내용이 도청돼 위치가 탄로날 것을 우려해 전화사용을 멈췄으며, 이 때문에 지휘관끼리 제대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한 영국 정부 관계자도 리비아 공습 이후 어느 때보다 확신에 찬 어조로 카다피의 도주 행각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아파치 헬기를 투입하는 등 영국의 군사적인 압박이 높아진 것과 카다피의 심리상태에 대한 영국 정부의 평가와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카다피는 우리가 폭격하지 않을 장소들을 전전하고 있다.”면서 “그가 밤마다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그가 있는 곳을 알게 될까 봐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고 밝혔다. 현재 리비아 정부의 상황을 ‘피해 망상에 젖은 카다피와 내부 균열에 따른 불안감’으로 압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카다피의 야간 도주 행각은 최근 리비아 정권이 애처로울 정도로 반군에 휴전을 호소하며, 입헌 정부와 희생자 보상, 휴전 준수에 대한 아프리카연합(AU)의 감시 등을 약속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알 바그다디 알리 알마흐무디 리비아 총리는 반군과 새롭게 대화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리비아 전체를 대표하는 모든 조직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 리비아인이면 누구든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모두 카다피의 휴전 제의가 신뢰성이 없다고 여긴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11-05-2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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