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사법감시’ CIAㆍ국방부 문건 공개
오사바 빈 라덴 사살 작전을 다룬 헐리우드 영화 제작에 미국 백악관 관계자가 관여했음을 시사하는 문건이 공개됐다.보수 성향의 시민단체인 ‘사법 감시(Judicial Watch)’는 28일(현지시간) 국방부와 백악관 등의 고위관계자가 몇 달 전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메일 등 문건을 공개했다.
이메일에는 이라크전을 다룬 영화 ‘허트 로커’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캐슬린 비글로 감독과 마크 볼 작가가 제작하는 빈 라덴 소재 영화에 관한 협력 방안 논의 등이 담겨 있다.
빈 라덴 사살 6주 뒤인 작년 7월15일 더글라스 윌슨 국방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벤 로즈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제이미 스미스 백악관 부대변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빈 라덴 사살 작전과 관련해 비글로 감독 영화 등 매체들에 어느 정도 협력해야 하는지 지침을 달라고 요청했다.
스미스 부대변인은 “이 사안이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 모르겠으니 빨리 만나서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의 논의 상황을 듣는 게 좋겠다”는 답신을 보냈다.
또 “이 작전을 책,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 대해 더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른 문건에는 윌슨 차관보가 ‘볼 작가가 백악관을 방문하도록 국방부가 주선하려 한다’거나 비글로 감독이 빈 라덴 작전에 참여한 통역인을 만났음을 보여주는 내용도 담겼다.
공개된 문건과 관련해 NSC의 토미 비터 대변인은 “사법감시가 밝힌 내용은 특별한 게 없다”며 “기자, 작가, 영화제작자를 만나 대화하는 것은 공보실의 기본적이고 일상적 업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뿐만 아니라 수백만 국민이 빈 라덴을 사살한 국가의 노력에 대해 자랑스러워 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빈 라덴 사살 작전을 다룬 비글로 감독의 영화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는 애초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몇 주 앞두고 개봉될 예정이었으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자 선거 이후로 개봉이 미뤄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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