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대응에 인질까지 희생?”…미국 경찰 내사 나서

“과잉대응에 인질까지 희생?”…미국 경찰 내사 나서

입력 2013-05-20 00:00
수정 2013-05-2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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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범에 ‘적정대응’ 조사…”경찰관에게 가장 고통스런 판단”

”마지막 총격전까지 인질범에게 농담을 잊지 않는 노련한 형사, 그리고 인질의 무사한 구조.”

이런 ‘해피엔딩’ 인질극은 영화 속 장면에 불과한 듯하다. 지금 미국에서는 경찰의 총격에 범인과 인질이 함께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의 과잉대응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은 17일 뉴욕주에서 벌어진 강도 인질 사망 사건과 관련해 관할인 나소 카운티 경찰이 경찰관 총기 사용에 관한 내부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20일 보도했다.

미국 경찰은 경찰관이 총기를 쓰는 모든 경우에 원칙적으로 관련 조사를 벌인다. 내사는 사건 수사가 끝나고 나서 시작될 예정이다.

조사의 초점은 총을 들고 여대생 인질을 방패막이로 삼던 강도 돌턴 스미스(30)에게 8발을 쏜 판단이 과연 옳았는지다. 총탄 7발은 스미스에 적중했지만 나머지 1발은 피해자 안드레아 레벨로(21)의 목숨을 앗아갔다.

총을 쏜 경찰관은 나소 카운티에서만 12년을 근무했고 전에는 뉴욕시 경찰관으로 8년간 복무한 고참이다. 그는 스미스가 ‘인질을 죽이겠다’며 대치 경찰관에게 총을 쏘려고 하자 매우 급하다고 판단해 방아쇠를 당겼다고 진술했다. 자신과 인질의 목숨이 함께 위험한 상황으로 봤다는 것이다.

경찰 전문가들은 이런 극단적 상황에서 판단을 내릴 때가 경찰관에게는 가장 혹독한 시련이라고 본다. 사람의 생명이 걸린 문제를 찰나에 결정해야 하는 만큼 똑 부러지는 ‘정석’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뉴욕시립대 경찰대학의 미셸 갈리에타 교수는 “위급한 상황에서 경찰관이 정해진 절차를 준수할 수 있지만 결과가 완벽하다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실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총을 쏜 경찰관이 신고를 받고 출동할 때만 해도 인질극이 벌어질 줄 몰랐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레벨로가 인질로 잡혔다는 사실을 파악해 전문대응팀을 부르지 않고 성급하게 개입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나소 카운티 경찰은 “인질극이 벌어질 것이라는 특별한 낌새가 애초 없었다”고 해명했다.

총을 쏜 경찰관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고 현재 병가를 낸 상태다. 그는 이번 사안에 대한 질문에 논평을 피했다.

숨진 레벨로는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홍보학을 전공하던 3학년 학생이었다. 그는 고향인 뉴욕주 태리타운을 떠나 쌍둥이 누이와 캠퍼스 인근에서 2층 집을 얻어 살다 변을 당했다.

호프스트라대 학생들은 19일 졸업식 때 레벨로를 추모해 흰색 리본을 달았다. 레벨로의 유족은 논평을 거부했고 장례식은 22일 치러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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