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업계 피해 근거 있다”…상무부 본격 조사 착수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하는 연간 8억 달러 규모의 원유 및 천연가스 시추용 강관, 다시 말해 유정용 강관(OCTG)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경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전날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 조사 착수 여부를 표결에 부쳐 찬성 6표, 반대 0표의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ITC는 “예비조사 결과 한국 등 9개국으로부터 이 제품이 불공정하게 낮은 가격에 수입됨으로써 미국 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US스틸 등 9개 미국 철강사는 지난달 초 한국 등이 생산하는 유정용 강관이 턱없이 싼 값에 들어와 피해를 보고 있다며 ITC에 반덤핑 조사 청원을 제출했고, 미국 상무부는 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ITC의 이번 결정은 상무부가 조사를 계속 진행해 반덤핑 또는 상계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ITC는 반덤핑 예비판정 결과는 12월 9일 이전에, 또 최종판정 결과는 내년에 각각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정용 강관은 석유나 천연가스 시추에 쓰이는 파이프로, 한국에서 제조된 제품은 98.5%가 미국으로 수출된다.
지난해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유정용 강관은 8억3천100만 달러 상당이다.
피소 한국업체는 아주베스틸, 대우인터내셔널, 동부제철, 휴스틸, 현대하이스코, 일진철강, 금강공업, 넥스틸, 넥스틸QNT, 세아제강 등 10개사다.
미국 철강 업계는 한국 제품에 대해 평균 158%의 관세 부과를 주장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자국 내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가 증가하면서 이들 기업이 한국 등 9개국에서 수입하는 유정용 강관 규모도 지난해 총 18억 달러로 2년 만에 배로 증가했다.
한국과 함께 인도, 베트남,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태국, 터키, 우크라이나도 반덤핑 또는 정부 보조금 지급 주장이 제기돼 미국 정부의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들 9개국 가운데 한국산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이번 조사의 주요 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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