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5대 가문 재산, 하위 20% 빈곤층보다 많아

英 5대 가문 재산, 하위 20% 빈곤층보다 많아

입력 2014-03-18 00:00
수정 2014-03-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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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빈부격차 심화 우려 수준”…부유세 검토 촉구

영국내 5대 부자 가문이 보유한 재산이 하위 20% 빈곤층의 전체 재산보다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은 ‘두 영국인 이야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1천260만명에 달하는 하위 20% 빈곤층의 총재산은 281억 파운드(약 49조8천761억원)로 1인당 평균 2천230 파운드(약 396만원)인 반면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집계한 영국내 5대 부자 가문의 재산을 합치면 282억 파운드 수준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5대 부자 가문은 최고 부자인 웨스트민스터공(公)을 비롯해 루벤 브라더스, 힌두자 브라더스, 캐도건 패밀리, 마이크 애슐리 등이다.

웨스트민스터공 가문은 제럴드 그로스베너 공작이 이끌고 있으며 런던 고급주택지 벨그레이비어에 77㏊의 땅을 소유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런던의 부동산 시장 호황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으로 이 가문의 재산은 더 늘어났다.

옥스팜은 그로스베너와 그의 가족 재산이 79억 파운드로 빈곤층 10%의 전체 재산 78억 파운드보다 많다고 밝혔다.

옥스팜의 벤 필립스 정책국장은 “영국내 수백만 가구의 소득이 겨우 먹고 살 만큼의 수준인 반면 부유층의 소득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오늘날 영국의 극심한 부의 불균형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옥스팜 보고서는 빈부격차가 심해진 이유의 하나는 부유층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더 많이 가져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상위층 0.1%의 소득은 주당 461 파운드, 연간 2만4천 파운드가 늘어난 반면 하위 90%의 실질소득 증가는 주당 2.82 파운드, 연간 147 파운드에 불과했다.

또한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한 혜택이 부유층에 훨씬 많이 돌아간 것도 빈부격차를 심화시켰다.

옥스팜은 사회보장 및 공공서비스 지원의 삭감과 실질소득 감소, 생활비 상승으로 수백만 가구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탈세 추적과 최상위 부유층 증세를 통한 세수 확보로 재정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옥스팜은 특히 소득 이익과 자산가치 상승이 상위층에게 어떻게 불균형적으로 혜택을 줬는지를 밝히고 부유세 도입을 검토하라고 정부측에 요구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부와 소득의 집중이 그어느때보다 심화되고 있다면서 부의 재분배는 단지 불균형을 줄여줄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IMF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모든 정부의 재분배 정책은 과도한 경우가 아니면 경제성장에 나쁜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다”며 “부의 불균형을 줄임으로써 경제성장의 속도와 지속성에 도움을 줬다”고 지적했다.

필립스 옥스팜 국장은 “빈부격차 심화는 경제적 성공이 아니라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며 정치적 선택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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