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직시’ 오바마 vs ‘과거 왜곡’ 아베>

<’과거 직시’ 오바마 vs ‘과거 왜곡’ 아베>

입력 2014-12-10 00:00
수정 2014-12-10 07:5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확연히 다른’ 오바마와 아베의 역사관 주목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의 중앙정보국(CIA) 테러 용의자 고문 실태 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확연히 다른’ 역사관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아베 총리가 국내 정치에 얽매여 일본군 위안부를 부정하는 등 역사적 사실을 계속 왜곡한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과거의 ‘치부’를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한 다음 개선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CIA 고문보고서’가 공개된 9일 특별성명을 내고 “미국이 ‘9·11 테러’ 이후 어려운 시기에 많은 올바른 일들을 했지만, 일부 행동(CIA 고문)은 우리의 가치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대(對)테러 대책 노력과 우리의 국가안보 이익에도 부합하지 못했다”고 자인했다.

특히 그는 “어느 국가도 완벽하지 않다”면서 “그러나 미국을 특별히 강하게 만드는 힘 가운데 하나는 과거를 솔직하게 직시하고 결함을 인정한 뒤 더 좋게 변화시켜 나가려는 우리의 의지”라고 역설했다.

미국의 국외 시설 및 기지에 대한 테러 위협 증가, 민주인권 국가로 알려졌던 미국의 위상 추락, 중국과 북한의 대대적인 역공 등 CIA 고문보고서가 몰고 올 각종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솔직하게 ‘어두운 과거’를 자백한 셈이다.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강력한 반발과 존 케리 국무장관의 막판 보고서 발표 연기 요청에도, 시종일관 보고서 공개를 강력히 지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극우보수 성향의 아베 총리는 주변국의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고, 특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본군 위안부의 실체를 부정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펴는 등 끊임없이 과거사를 왜곡해 왔다.

제1차 임기(2006∼2007년) 때부터 “위안부 강제동원의 증거가 없다”는 주장을 펴 온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두 번째 총리에 오른 후에도 계속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심지어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1993년 ‘고노담화’까지 부정해 왔다.

급기야 올 6월에는 고노담화의 정신을 훼손하는 자체 검증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땅’ 독도에 대해서도 정권 차원의 영유권 주장을 노골화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이 올 1월 외회 외교 연설에서 독도에 대해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라고 표현한 것도 아베 총리의 의중에 따른 것이다.

아베 정권은 실제 독도 분쟁 지역화 및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목표로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시마네(島根)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의 날’(2월22일) 행사에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파견했으며, 올 4월에는 아예 ‘일본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초등학교 5·6학년 사회 교과서를 검정에서 통과시켰다.

일본의 이런 역사 왜곡에 대해 미 주요 언론은 “아베 정부가 전쟁 역사를 세탁하라는 요구에 영합하고 있다”(뉴욕타임스·12월4일), “일본이 (과거를) 잊어버리기 위해 노력한다”(워싱턴포스트·12월9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이 왜 미 정보기관의 부끄러운 과거를 공개적으로 인정했는지 또 그의 ‘과거 직시’, ‘결함 인정’ 발언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베 총리는 되새겨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