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폴리·벵가지 등에 교민 40여명 머물러
리비아 트리폴리 주재 한국 대사관이 12일(현지시간) 무장 괴한들의 습격을 받으면서 대사관 직원 등에 대한 안전이 우려된다.한국 대사관이 위치한 지역은 지중해 연안이 닿는 트리폴리 아부나와스 지역의 한 주택지구. 한국 정부는 이 지구에 있는 일반 주택을 대사관으로 사용해 왔다.
한국 대사관은 현재 리비아에 남아 있는 18개국 대부분이 공관을 둔 트리폴리 시내 외교단지와는 거리상 떨어진 곳에 있다. 전화 등 통신사정이 좋지 않아 불통 사례도 자주 발생했다.
게다가 트리폴리는 각 지역 무장단체 사이의 권력 다툼이 지속하면서 민병대 간 세력 싸움의 무대로 변해 한국 대사관 등 각국 외국 공관은 그간 외부 세력의 공격에 쉽게 노출돼 있었던 셈이다.
실제 한국 대사관은 리비아 내전이 한창 진행 중인 2011년 8월에도 무장 폭도들의 약탈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시 무장 괴한 10여 명이 대사관 내부에 난입해 TV 등 각종 집기를 탈취하려고 시도하다가 현지 고용원들이 경찰에 신고하자 이들은 집기를 버리고 도주했다. 이 침입에 대사관저 일부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
같은 달 트리폴리 주재 한국대사관저에서도 무장세력 30여 명이 침입해 각종 집기를 약탈해갔다. 당시 한국 외교관은 치안이 크게 악화해 인접국 튀니지 제르바로 임시 거처를 옮겼다.
2011년 후반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 붕괴 후 리비아 치안이 나아질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대사관은 다시 트리폴리로 복귀했으나 또다시 리비아 전역에서 이슬람계와 비이슬람계 무장단체 간 전투가 격화하는 등 정정불안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작년 7월 현지 주재 공관원 일부를 인근 국가인 튀니지로 임시 철수시켜 트리폴리에 있는 공관원과 2주 간격으로 교대 근무해 왔다.
정부는 현재 트리폴리에 남아 있는 공관원들도 모두 임시로 철수시켜 공관을 일시적으로 재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리비아 주재 한국 교민 보호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트리폴리와 제2의 도시 벵가지 등에는 한국 교민 40여명이 머물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생계와 직장 등으로 리비아를 떠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작년 8월 철수를 희망하는 우리 국민을 문무대왕함을 통해 리비아에서 내보낸 이후 약 8개월간 한국 대사관을 겨냥한 특별한 위해는 없었다”며 “리비아에 남은 교민 보호를 위해 대사관 직원 일부가 잔류해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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