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추종 세력 존재…중앙정부 영향력 부재에 혼란 지속
한국대사관이 무장 괴한의 공격을 받은 리비아에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전국적으로 최대 1천700개의 무장단체가 존재한 것으로 추정된다.이 중에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추종 세력도 포함된다.
그러나 리비아 내 IS의 실체적 존재와 규모는 불명확하다.
리비아의 사정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IS 대원이 트리폴리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IS를 추종하는 단체가 트리폴리정부에 충격을 주려고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IS 추종 세력은 지난해부터 리비아 동부 키레나이카 지역을 중심으로 그 세를 주변부로 확대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 BBC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등에 따르면 IS 세력은 올 초 동부 항구도시 데르나를 장악한 데 이어 최근 리비아 트리폴리 등 서남부에서도 영향력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IS 리비아 지부를 자처한 이들은 지난 2월27일 외국인 5명을 포함해 10명이 숨진 트리폴리의 코린시아 호텔을 공격했다.
미군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리비아 동부 IS 훈련소에서 200여명이 군사 훈련을 받는 것으로 추정했다.
리비아 내 IS 연계 세력의 공개 활동은 동북부 데르나에서 처음 목격됐다.
데르나의 한 무장단체는 지난해 10월 데르나 시내 중심에 모여 IS에 충성을 맹세하고 거리 행진을 했다. 데르나는 IS 리비아 지부의 거점으로 알려진 도시다.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IS 최고 지도자는 이 맹세를 환영했다.
리비아에는 또 22만명 이상이 명목상 국가 통제를 받는 수십개의 민병대 소속으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는 지역 민병대 지휘관이나 그 조직과 연계된 정치 지도자의 명령과 지시를 따르고 있다.
트리폴리도 이런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11년 초 내전 발발 전만 해도 트리폴리의 치안은 매우 안정적이었지만 카다피 정권이 그해 말 붕괴하고 나서 상황이 급변했다.
전국 각지의 반정부 단체와 반군 세력이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권력 다툼과 유혈 충돌을 지속하면서 수도는 민병대 간 세력 싸움의 무대로 변했다.
외국인과 자국인을 가리지 않고 납치와 암살, 외교단에 대한 테러도 끊이지 않았다.
지금도 리비아의 각종 민병대가 트리폴리에서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무력을 행사해도 트리폴리 정부의 수수방관은 이어지고 있다.
트리폴리는 리비아의 최대 상업도시로 세계 각국 대사관과 공관, 다국적 기업, 석유회사 등이 밀집해 있다. 리비아 전체 인구 640여만명 가운데 약 200만명이 트리폴리에 거주하고 있다.
리비아는 지난해 6월 총선에서 패한 이슬람 세력이 트리폴리에 별도로 행정부와 의회를 구성하면서 현재 정부와 의회가 각각 2개씩 양립해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정부는 동부 토브루크에 있는 비이슬람계 임시정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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