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텃밭인 애리조나서도 히스패닉 증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의 향방을 좌우할 경합 주(州)에서 히스패닉 유권자 수가 사상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WSJ는 정확한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대표적인 경합주인 콜로라도·플로리다·네바다 등에서 유권자 등록을 한 히스패닉 수가 크게 늘어 이들 주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비율이 두 자릿수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히스패닉 유권자의 증가는 멕시코 국경에 벽을 설치하겠다는 등 히스패닉에 대한 공격을 일삼았던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히스패닉 유권자 단체인 미 파밀리아 보타는 콜로라도를 포함한 6개 주에서 올해 히스패닉 12만 명이 유권자 등록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4년 전 대선 때보다 3만 명 늘어난 수치다.
노스캐롤라이나도 대선에서 투표 가능한 히스패닉 유권자 수를 2012년 대선 이후 2만2천명 늘어난 14만6천 명으로 집계했다.
플로리다에서도 전체 유권자의 15%에 해당하는 약 180만 명의 히스패닉이 유권자 등록을 마쳤다. 2012년 대선 당시에는 147만 명의 히스패닉이 투표에 참여했고,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3%에 불과했다.
지난 20년간 한 번도 민주당 후보에 투표하지 않은 공화당 텃밭 애리조나에서도 히스패닉 인구 비율이 22%에 달해 트럼프 캠프에 위기감을 주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애리조나에서 트럼프에 4%포인트 앞섰다.
WSJ는 트럼프 캠프가 히스패닉 직원을 고용하는 등 히스패닉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한 번 등 돌린 유권자는 쉽게 돌아서질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미 파밀리아 보타의 관계자는 “많은 히스패닉이 이번 선거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며 “트럼프에게 공격받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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