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너무나도 춥구나”…영원히 잠든 인도 ‘달 착륙선’

“달은 너무나도 춥구나”…영원히 잠든 인도 ‘달 착륙선’

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입력 2023-09-23 22:53
수정 2023-09-23 22:5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밤 영하 100도 이하로…무게·비용 탓 보온장치 없어

이미지 확대
남극 표면에 있는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 비크람이 탐사로봇 프라기안에 탑재된 카메라에 찍힌 모습.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제공.
남극 표면에 있는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 비크람이 탐사로봇 프라기안에 탑재된 카메라에 찍힌 모습.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제공.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해 임무를 수행했던 인도의 달 착륙선과 탐사 로봇이 영하 100도 아래까지 떨어진 길고 추운 달의 밤을 이겨내지 못하고 영원히 잠들었다.

23일(현지시간) 인디아 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전날 달 남극에 아침이 밝아오자 잠들었던 달 착륙선 비크람과 탐사 로봇 프라기안과 교신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신호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ISRO는 “앞으로 며칠 동안 교신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이들이 깨어나 다시 탐사를 시작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전했다.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 비크람은 지난달 23일 달 남극에 착륙했고, 함께 싣고 온 탐사 로봇 프라기안을 내려 탐사를 시작했다. 프라기안은 13일 동안 100m를 이동하며 남극 표면에 황(黃)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비크람도 달 남극 표면 토양의 기온을 측정하는 등 각종 과학 데이터를 지구로 보냈다.

비크람은 약 40㎝를 점프해 안착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그 사이 달의 밤이 찾아왔고 이들은 지난 3일 수면 상태에 들어갔다. 낮과 밤이 14일 주기로 바뀌는 달에서는 햇빛이 없는 달의 밤은 영하 100도 이하까지 떨어진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어 작동하는 두 기기들은 지난 22일 달 남극에 해가 떠올랐지만 다시 깨어나지 않았다.

비크람과 프라기안이 추위에 취약할 것이란 우려는 예상했던 일이다. 영하 100도 이하로 떨어지는 길고 혹독한 달의 밤을 견디려면 보온 장치를 달거나 내구성이 튼튼한 부품을 사용해야 하지만, 그만큼 비용과 무게가 높아지기 때문에 장착할 수 없었다.

ISRO는 비크람과 프라기안이 달의 추위를 이겨내고 깨어나길 희망했지만 끝내 목표를 이룰 수 없었다. 앞서 ISRO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그들이 성공적으로 깨지 않으면 인도의 ‘달 대사’로 영원히 그곳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불안한 예감이 그대로 실현됐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