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보험사 CEO, 뉴욕 한복판서 피살… “청부살인 가능성”

美 최대 보험사 CEO, 뉴욕 한복판서 피살… “청부살인 가능성”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4-12-05 17:47
수정 2024-12-06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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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 대표
투자자 행사 당일 괴한에 총격 사망
최근 의료비 지급 분쟁 탓 협박 받아
“소극적 보상 태도에 앙심” 추측도
‘자본주의 최전선’ 의료제 모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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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힐튼호텔 밖에서 촬영된 경찰 감시 영상에서 한 남성이 연례 투자자 행사 장소로 걸어가던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CEO)를 총으로 겨누고 있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힐튼호텔 밖에서 촬영된 경찰 감시 영상에서 한 남성이 연례 투자자 행사 장소로 걸어가던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보험 부문 최고경영자(CEO)를 총으로 겨누고 있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최대 건강보험 기업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대표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CEO)가 뉴욕 맨해튼 도심 한복판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용의자가 도주해 아직 구체적인 살해 동기가 확인되진 않았지만 ‘보험사의 소극적 보상 태도에 앙심을 품었다’는 추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서 있다’고 지적받는 미 의료제도의 모순이 낳은 비극일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톰슨 CEO가 4일 오전 6시 45분(현지시간) 맨해튼 미드타운 힐튼호텔 부근에서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쏜 총에 맞고 쓰러졌다고 타전했다. 범인은 소음기를 단 권총으로 등과 다리를 저격했고, 현장에서 탄피 3개가 발견됐다. 톰슨 CEO는 곧바로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다. 그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이 호텔에서 열리는 투자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범인은 걸어서 현장을 빠져나온 뒤 공용 자전거를 타고 사라졌다. WP는 목격자 발언을 인용해 “용의자가 범행 전부터 호텔 부근을 서성이고 있었다. 톰슨 CEO가 어느 문으로 들어갈지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청부에 의한 계획 살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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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직후 뉴욕경찰 범죄감식반이 현장을 조사하며 총탄이 놓인 지점을 종이컵으로 표시하고 있는 모습. 뉴욕 AP 연합뉴스
사고 직후 뉴욕경찰 범죄감식반이 현장을 조사하며 총탄이 놓인 지점을 종이컵으로 표시하고 있는 모습.
뉴욕 AP 연합뉴스


미국에서는 일부 극빈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민은 각자 알아서 민간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그런데 건강보험료가 워낙 비싸 보험 없이 생활하는 이들이 다수다. 건강보험 없이 병원에서 치료나 수술을 받으면 우리 돈으로 수천만~수억 원의 치료비를 내기도 한다.

게다가 민간 보험은 가격에 따라 보장 범위가 제각각이다. 실적 경쟁에 내몰린 보험업계는 여러 이유를 들어 만성병이나 고가 수술비용 지급을 거부하기도 한다.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에 가입하고도 보험사에서 의료비를 받지 못해 소송에 나서는 사례가 많다.

이를 반영하듯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톰슨 CEO가 여러 차례 (의료비 지급 관련 분쟁으로) 협박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면서 “업무 특성상 보험업계 CEO는 종종 이런 종류의 위협을 받는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도 의료비 지급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됐다면 미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보여 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아이오와 출신인 톰슨 CEO는 2004년 유나이티드헬스그룹에 입사해 CEO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2021년 그가 회사를 이끌기 시작한 뒤로 순이익이 2년 만에 30% 넘게 늘어나는 등 능력을 인정받았다.
2024-12-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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