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산소 부족은 집단학살” 인도 법원, 코로나 참극에 일갈

“의료용 산소 부족은 집단학살” 인도 법원, 코로나 참극에 일갈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1-05-05 22:12
수정 2021-05-06 02:5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美 이어 누적 확진 2000만명 넘어
최근 2주간 시간당 120명 숨진 셈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며 인도가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2000만명을 돌파했다고 4일(현지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가 집계했다. 미국 CBS는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22만 2000명 가운데 약 5만 7000명이 지난달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2주 동안 인도에선 한 시간에 약 120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특히 의료용 산소를 제때 공급받지 못한 환자들의 사망이 속출했는데, 병원의 의료용 산소 부족을 “집단학살에 준하는 범죄행위”로 규정한 사법부 판단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한 달째 코로나19 폭증세가 가속화되면서 나렌드라 모디 행정부를 향해 전국적인 봉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인도 야당은 전국적인 봉쇄를 요구했지만 모디 행정부는 전면 봉쇄 이후 벌어질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델리, 뭄바이 등 일부 지역에 대해서만 봉쇄 조치를 실시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해 3월 전국적 봉쇄를 취했을 당시 노동자들이 주급을 받지 못해 약 7500만명이 빈곤 상황으로 내몰린 기억 때문에 행정부가 전국 봉쇄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인도의 코로나19 폭증 사태는 이웃 나라 네팔로 번졌다. 네팔에서 4일 보고된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많은 7587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네팔에 위치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의 베이스캠프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네팔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해 3월 하순부터 입산 금지령을 내렸다가 같은 해 9월부터 등반 허가를 내줘 왔다.

인도와의 여행을 금지하는 국가가 늘면서 인도에 갇힌 이들 역시 늘었다. 인도발 항공편 입국금지 조치를 취한 미국, 캐나다 등지로 떠나려던 유학생과 노동자의 발이 묶였다. 호주가 오는 15일까지 인도와의 비행편 운항을 중단하면서, 이 나라 출신 크리켓 선수를 비롯해 9000명이 인도를 떠날 수 없게 됐다. 세계 최고 인기 크리켓리그인 인도의 ‘인디언프리미어리그’(IPL)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다.

인도 법원에선 의료체계 붕괴 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왔다. 인도 알라하바드 고등법원은 병원의 의료용 산소 부족 때문에 환자 2명이 사망한 사건을 “의료용 액화산소의 안정적 공급 책임을 맡은 자들에 의해 자행된 집단학살에 준하는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같은 날 델리 고등법원도 청원심사 사건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뉴델리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라”고 연방 정부에 명령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21-05-06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