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헌법재판소 “27년 전 헤로인 밀수했어도 장관직 수행 괜찮아”

태국 헌법재판소 “27년 전 헤로인 밀수했어도 장관직 수행 괜찮아”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5-06 04:43
수정 2021-05-06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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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헌법재판소가 5일(이하 현지시간) 장관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고 결정해 의원직 신분과 함께 장관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된 타마낫 쁘롬빠오 농업부 장관이 지난 2019년 7월 16일 방콕의 정부청사에서 각료들의 단체촬영 현장에 도착하면서 두 손을 모아 인사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태국 헌법재판소가 5일(이하 현지시간) 장관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고 결정해 의원직 신분과 함께 장관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된 타마낫 쁘롬빠오 농업부 장관이 지난 2019년 7월 16일 방콕의 정부청사에서 각료들의 단체촬영 현장에 도착하면서 두 손을 모아 인사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태국 헌법재판소가 지금으로부터 27년 전 헤로인 밀수 혐의로 호주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4년 복역했던 탐마낫 쁘롬빠오(55) 농업부 장관의 직위를 유지해도 좋다고 결정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5일 야당 정치인들이 타마낫 장관이 직무를 수행하기에 결격 사유가 있음을 인정해달라고 낸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소는 다른 나라에서 내려진 판결이라며 “어떤 나라의 판결이든 그 효과는 그 나라에서만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태국 헌법에 따라 타마낫 장관의 직무를 금지할 어떤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결정으로 타마낫 장관은 의원직 신분은 물론 쁘라윳 짠오차 총리 정부의 각료 신분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는 2019년 농업부 차관으로 임명됐을 때도 한창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타마낫당시 차관은 호주에 410만 호주달러 어치에 해당하는 헤로인 3.2㎏을 밀반입한 혐의로 1994년 호주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육군 대위 출신인 그는 헤로인이 아니라 밀가루를 지니고 있었는데 엉뚱한 죄를 뒤집어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주 일간 에이지와 시드니 모닝헤럴드는 옛날 보도된 기사들을 뒤져 그가 1993년 체포됐으며 4년 복역한 뒤 석방되자마자 호주에서 송환됐음을 확인했다. BBC 타이 지국도 호주 당국으로부터 유죄 판결과 복역 형량 등을 확인받았다고 전했다.

타마낫 장관은 1990년대 말 정치에 발을 들였다. 왕립육군 복무 시절 쁘라윳 짠오차 장군과 인연을 맺은 그는 2014년 쁘라윳 장군이 군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뒤 연립정부를 구성할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9년 3월 군부와 밀접한 보수 정당인 빨랑 쁘라차랏 당 후보로 나서 의원에도 당선됐다. 이듬해 초부터 태국 젊은이들이 야당인 미래전진당(FFP)의 해산 시도에 반대하며 반정부 시위에 나서 쁘라윳 정부가 수세에 몰려 있다. 시위대원들은 한발 나아가 태국 헌법과 군주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엄격한 명예훼손 처벌법을 내세워 억누르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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