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우융캉, 석유회사 때부터 女 400여명과 동침”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중국 당국은 6일 저우융캉의 당적 박탈 및 사법기관 이송 결정 사실과 함께 그의 혐의로 “직무 편리를 이용해 여러 사람에게 불법 이익을 얻게 해주고 그 대가로 본인이 직접 또는 가족을 통해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직권을 남용해 친척, 내연녀, 친구의 사업을 도와 거액의 이익을 챙기게 해 국유자산에 중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적시했다.
중국 권부의 핵심 인맥인 ‘석유방’(石油幇·석유 인맥)의 좌장 역할을 해온 저우융캉은 가족과 측근 등을 통해 국가 석유 부문을 장악하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계속 받아왔다.
외신은 지난 4월 저우융캉의 아들 저우빈(周濱)이 체포된 사실을 전하면서 저우빈이 자신의 장인, 장모를 비롯한 처가 식구들과 함께 중국의 다수 에너지기업에 핵심 주주로 등재돼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저우빈은 저우융캉의 비호 아래 일가의 부정 축재에 앞장선 핵심 인물로 지목받고 있다.
이에 앞서 로이터 통신은 중국 당국이 저우융캉의 가족과 측근들로부터 최소 900억위안(약 16조 2000억원)의 자산을 압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이날 공개한 저우융캉의 다른 혐의인 기밀유출은 그가 부패 혐의 등으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의 사건 처리를 놓고 정변을 기도했다는 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인 보쉰(博迅)은 저우융캉이 보시라이 전 서기,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공작부장 등과 결탁해 시진핑(習近平) 정권 전복 음모를 꾸몄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이 다수의 여성과 간통하고 권색(權色)·권전(權錢)교역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권색교역은 일명 ‘몸로비’를, 권전교역은 매춘을 의미한다.
대만 연합보는 저우융캉이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서기 등으로부터 상납받은 정부만 28명에 달한다고 6일 보도했다. 이 중에는 국영 중국중앙(CC)TV의 아나운서를 중심으로 연기자, 대학생 등 여러 직군이 망라돼 있다고 전했다. 유명 앵커 선빙은 저우융캉에게 몸로비를 한 대가로 중앙정법위원회 정보센터 부주임까지 올라간 인물로 통한다.
저우융캉보다 28세 어린 두 번째 부인 자샤오예(賈曉燁)도 CCTV 아나운서 출신이다. 저우융캉의 측근인 리둥성(李東生) 전 공안부 부부장이 CCTV 사장 시절 자샤오예를 ‘기쁨조’로 저우융캉에게 소개한 인연으로 두 사람이 부부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저우융캉이 자샤오예와 결혼하기 위해 전처 왕수화(王淑華)에 대한 살인을 교사했다는 루머가 정설처럼 전해진다. 연합보는 저우융캉은 천하의 난봉꾼으로 악명이 높아 백계왕(百鷄王· 백 마리 암탉을 거느리는 왕)으로 불린다고 소개했다. 그가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에 재직하던 시절부터 400여명의 여성과 동침하면서 이 같은 별명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국 웨이보에서는 중국 고위층의 ‘공공 정부’로 통하는 여가수 탕찬(湯燦)이 저우융캉의 정부 중 한 명이라는 글과 함께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당국이 그의 성추문을 제지하지 않는 것은 의도적인 망신 주기라는 평이 나온다.
최고인민검찰원은 성명에서 저우융캉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그에 대한 공식체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저우융캉의 수뢰 액수를 비롯한 구체적인 범죄사실은 그에 대한 기소와 재판 과정에서 실체를 드러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날 당국이 적시한 저우융캉의 혐의들이 법원에서 모두 유죄로 확정되면 최고 사형까지도 선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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