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극단주의와 싸운 전범 거론한 히틀러 암살 미수 슈타우펜베르크

메르켈, 극단주의와 싸운 전범 거론한 히틀러 암살 미수 슈타우펜베르크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7-21 08:39
수정 2019-07-2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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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암살 음모를 꾸몄다가 75년 전 곧바로 처형 당한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자녀들과 단란한 한때를 보내는 모습. AFP 자료사진
히틀러 암살 음모를 꾸몄다가 75년 전 곧바로 처형 당한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자녀들과 단란한 한때를 보내는 모습.
AFP 자료사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영화 ‘작전명 발키리’의 실제 주인공인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등 아돌프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의 처형자들을 추모하며 극단주의와 맞서 싸울 것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등이 70년 전에 처형당한 장소인 한 베를린의 ‘벤들러 블록’에서 열린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은 우리가 극우 극단주의, 반(反)유대주의, 인종주의와 결연히 싸워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한다”면서 “방심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기억을 보존하고 이어가야 한다. 역사적 교훈이 잊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7월 20일 히틀러 암살 음모에 가담했다가 처형당한 이들은 200명이 넘었다. 당시 36세 젊은 장교였던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발키리’라고 명명한 이 실패한 작전 얘기는 2008년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로 만들어져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폭탄을 넣은 서류 가방을 동프러시아의 숲 속에 마련된 나치 장교들의 비밀 작전 회의 ‘늑대굴’에 들여보냈는데 누군가 가방을 옮긴 데다 테이블 다리가 너무 견고해 폭탄 파편 여러 발이 비껴나가는 바람에 히틀러는 가벼운 부상만 입었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히틀러를 암살한 뒤 나치 정권을 장악해 연합군과 전쟁 종식 협상을 벌일 계획이었다. 이들의 히틀러 암살 음모는 그다지 많은 조명을 받지 못하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비로소 조명받았고 영국 BBC는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불복종이 의무가 될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면서 “2차 세계대전 후 (기본법에) 저항권이 명시됐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같은 사람이 없었으면 존재하지 않았을 권리”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반(反) 이민과 민족주의 구호로 무장한 우익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이 제1 야당으로 부상하고 정치인 살해에 신나치 극단주의자와 연결된 고리가 발견되는 등 극우 진영의 공격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우려가 많아지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독일의 우익 극단주의자들 2만 4000명으로 집계되는데 그 가운데 1만 3000명은 폭력을 서슴치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베를린 국방부에서 거행된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 75주년 희생자들에 헌화하고 있다. 베를린 AP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베를린 국방부에서 거행된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 75주년 희생자들에 헌화하고 있다.
베를린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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