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 논란에 휩싸인 ‘미인도’
권씨는 위작 파문이 인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과거 자신이 그렸다고 줄곧 주장해온 인물이다. 1999년 당시 고서화 위작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그는 화랑을 운영하는 친구의 요청을 받고 미인도를 그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돌연 “1978년 위작 의뢰자에게 세 점을 그려줬는데,검찰 수사 과정에서 나 스스로 미인도와 착각해서 말한 것 같다”며 그림을 그린 기억이 없다고 기존 주장을 뒤집었다. 그런 그가 불과 한 달여 만에 또다시 자신이 미인도를 그렸다고 말을 바꾸면서 논란은 커졌다.
지난 4월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를 대리하는 ‘위작 미인도 폐기와 작가 인권 옹호를 위한 공동변호인단’은 국립현대미술관 전·현직 관계자들을 고소·고발하면서 권씨의 새로운 진술서를 검찰에 전달했다.
변호인단은 “권씨가 진술 번복은 화랑협회 관계자의 강권 때문에 압박을 느껴 이뤄진 것이며,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인도는 자신이 그린 것이라는 의견에 변함이 없다는 인증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날 국립현대미술관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미인도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에 작품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1991년 처음 위작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으로부터 필적 검사를 의뢰받고 감정 불가 판정을 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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