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희망을” 외국인들의 한국어 메시지

“코로나에도 희망을” 외국인들의 한국어 메시지

김정화 기자
입력 2020-10-08 20:48
수정 2020-10-09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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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개국 ‘세계 한국어 영상 한마당’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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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고려대 한국어센터가 공개한 ‘세계 한국어 영상 한마당’ 일부. 유튜브 캡처
8일 고려대 한국어센터가 공개한 ‘세계 한국어 영상 한마당’ 일부.
유튜브 캡처
한 외국인 여성이 불닭볶음면을 한 그릇 다 먹더니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눕는다. 다소 어색하지만 또박또박한 한국어가 이어진다.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인도네시아도) 호텔 산업이 바닥을 쳐 취직도 못했습니다. 절망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고려대 한국어센터가 한글날을 맞아 8일 유튜브로 공개한 ‘세계 한국어 영상 한마당’ 영상 일부다. 인도네시아에서 이 영상을 만든 펠리시아 쿠르니아완은 “코로나 때문에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힘들었지만, 중학교 때부터 배운 한국어 실력을 키워 한국어 선생님으로 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제작한 동영상을 출품하는 이 행사는 올해로 19회째다.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으로 진행해 39개국 117개팀이 참가했다. 올해는 ‘희망’, ‘내가 사는 곳은 지금’이라는 주제로 팬데믹 속 일상을 공유하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7편의 본선 진출작 중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은 움뮤귤순 아이데미르(터키)의 ‘매일 똑같이 뜨는 해’에 돌아갔다. 영상 속 주인공은 코로나19 때문에 터키 현지에서 매일 무료한 하루를 보내 왔지만 이번 영상을 제작하며 삶의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말한다. 영상은 “살아가는 건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최우수상(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은 사라 루시 리알 데 마토스 파월(포르투갈)의 ‘코로나19로 바뀐 삶’이 받았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갇혀 있게 됐는데 운동·코딩 배우기·한국어 공부 등 매일 하고 싶은 일 목록을 만들어 실천하고, 잃어버린 열정을 재발견했다는 내용이다.

김정숙 고려대 국제어학원장은 “지역과 문화가 다른 이들이 한국어로 생각을 공유하는 건 한국어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0-10-0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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