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좋아 바다에 살다 바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 지 10년. 조형미술가 쉘리 김(Shelley Kim)은 꾸준히 모은 조가비와 부유목 등 제주 해변에 떠밀려온 것들로 하나하나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렇게 창작한 작품들은 한데 모아 첫 개인전 ‘기억의 서’를 지난 1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제주 애월 카페 윈드스톤의 창고갤러리에서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해변의 인상을 프레임 안에 담는 추상적인 작업들은 기억을 그리는 행위”라고 자신의 창작활동을 소개한다. 그의 말처럼 작품에는 많은 기억과 시간이 중첩된다. 각각의 조가비들이 견뎌 온 시간의 두께만큼, 풍랑 속에 수없이 흔들렸을 부유목들의 진동만큼, 휘어지고 바래고 부서진 모습들은 개별적인 시간 속에 기억들을 담고 있다. 여기에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투영하며 화면을 구성한다.
그의 창작활동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은 채집에서부터 심상에 이끌리듯 화면을 채워가는 순간까지다. 작가는 이런 과정 속에 오브제 하나하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소통한다.
“관찰하다 보면 그들이 들려주는 저마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있고, 그것들에 의해 어떤 것은 부엉이의 일부분이 되고, 알파벳이 되고, 또 어떤 것은 추상의 한쪽이 되기도 해요.” 작가의 말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쉘리 김 ‘머물다’ 120x120cm, 모래·성게·해초, 2019
쉘리 김 첫 개인전 ‘기억의 서’
“관찰하다 보면 그들이 들려주는 저마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있고, 그것들에 의해 어떤 것은 부엉이의 일부분이 되고, 알파벳이 되고, 또 어떤 것은 추상의 한쪽이 되기도 해요.” 작가의 말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