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주 그림그림_72x91cm_장지에 먹과 채색_2021
칠흑 같은 검은 배경 속 고운 손이 흰 목련을 소담스레 보듬고 있다. ‘하얗고 부드러운’이라는 제목처럼 손 안에 꽉 들어찬 꽃은 이진주 작가가 전통 안료에 아크릴 물감을 섞어 직접 만든 고유의 물감인 ‘JB블랙’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이진주 _하얗고 부드러운_ 2023 광목에 수간채색, 수제 이정배블랙물감, 44x34cm
이숙자(81)부터 김인옥(68), 유혜경(54), 이영지(48), 이진주(43), 김민주(41)까지 80대 원로 작가부터 40대 젊은 작가를 아우르는 전시의 배경은 최근 ‘채색화의 약진’에 있다.
전시를 기획한 김이순 미술평론가는 “한국 화단에서 채색화는 수묵화에 비해 평가를 받지 못하고 한때 왜색으로 폄훼되기도 했으나 요즘 여성 채색화가들이 화단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전통 채색화의 재료와 기법을 충실히 따르는 원로 작가와 수채화·아크릴 물감 등 여러 재료를 활용하며 채색화의 가능성을 키워나가는 신세대 작가들의 작법을 비교해보며 작품 속을 거닐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숙자 청보리 벌판 Blue Barley Field 2021-2023, 227.3x181.8cm 순지5배접, 암채 Stone color on Korean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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