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 존경ㆍ정치철학 가장 큰 영향” 기존발언과 차이5ㆍ16 논란 의식한 듯..관련 발언 수정 관측도
새누리당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14일 밤 MBC ‘100분토론’에 출연, 정치인 롤모델로 “엘리자베스 1세 영국 여왕”이라고 말한 것을 놓고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박 전 위원장은 “영국을 파산 직전에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다”며 “자기가 불행을 겪었기 때문에 남을 배려할 줄 알았고, 늘 관용의 정신을 갖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국정을 이끌었다”고 이유를 들었다.
이는 과거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자신이 존경하는 정치인이나 정치 철학에 가장 영향을 미친 이로 선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자주 언급한 것과는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존경하는 인물로 부모님과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등을 꼽았다. 또 일부 언론과의 서면문답에서는 국내외 상관없이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아버지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언급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말 한 언론과의 대담에서 자신의 정치철학에 가장 영향을 미친 이로 “역시 저희 아버지”라며 “아버지는 고뇌하시고 정책을 발표하고 현장에서 실행되는지 계속 확인을 많이 했다. 아버지가 갖고 계신 역사관이나 안보관, 세계관을 들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언급했다.
이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최근 자신의 5ㆍ16 발언이 가져온 논란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5ㆍ16은 아버지의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발언으로 당내 경선주자들은 물론 야당 대권주자들의 공세의 대상이 되는 상황에서 굳이 선친을 정치적 롤모델로 언급해 또 다른 논란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함께 5ㆍ16의 성격에 대해 좀 더 유연한 입장을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는 해석도 있다.
박 전 위원장은 “5ㆍ16은 구국의 혁명”(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5ㆍ16은 아버지의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2012년 7월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과 같이 5ㆍ16의 성격을 규정하면서 첨예한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그러나 지난 8일 한 방송사 주최 토론회에서 “쿠데타로 부르든, 혁명으로 부르든 5ㆍ16 자체가 있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가 없다”며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캠프 관계자들은 “5ㆍ16 관련 발언으로 많은 논란이 인 만큼, 오는 20일 전대에서 당 후보로 선출된다면 관련 발언에 어떤 식으로든 수정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5ㆍ16 발언’을 포함해 각종 사안을 놓고 박 전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토론에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