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내 北 회신 없으면 이달 중순 만남 물 건너가
정부가 설 연휴 동안 북한에 ‘2월 17~22일 이산가족 상봉 제의’에 답변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북의 무응답이 우리 군의 서해 사격훈련과 한·미 군사연습 등 때문이 아니냐는 일부 여론에 따른 남남 갈등을 차단하려는 듯 이번 사태의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북한도 남북관계 개선 메시지를 담은 ‘중대제안’과 ‘공개서한’을 유엔 공식 문건으로 배포하는 등 대외 여론전을 펼치는 모습이다.정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 제의 일주일째를 맞는 2일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낸 만큼 일단 이번 주초까지는 북한의 반응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로서는 상봉 재개를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는 의미다. 정부 당국자는 “공이 북으로 넘어간 상황”이라고 현재 상황을 표현했다.
정부는 시설점검 및 행사 준비 등에 2주일가량의 실무적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 이번 주초까지 북한이 답을 주지 않으면 오는 17~22일 상봉 행사 개최가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30일 긴급 브리핑에서 “책임지지 못할 제안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이산가족의 상처를 줄이는 일”이라며 북한을 압박했다. 다음 날인 31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임진각 망향제에서 “(상봉 행사를) 이런 식으로 무산시킨다면 어느 누구도 북의 진정성을 인정하지 못할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가 긴급 브리핑에서 이산가족 문제와 더불어 북한 핵문제를 함께 언급한 것은 남북관계에 대한 일련의 책임이 북측에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상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이 “북한이 영변의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원자로를 재가동하고 우라늄 농축 시설도 확충했다”고 말한 보도를 인용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가 북한에 답을 요구하는 사이 북은 국제사회를 상대로 선전전에 착수했다. 북한은 지난달 23일(국방위 명의 중대제안)에 이어 30일 ‘공개서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식 문건으로 배포해 국제 여론에 매달렸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2014-02-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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