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G20 정상회의 외교전
교황 만나 “평화 모멘텀 될 것” 방북 제안이튿날 조우한 바이든 “반가운 소식”호응
교황청 “인도적 대북지원 준비” 발언 눈길
유흥식 대주교 “교황청, 北과 접촉 노력중”
한미 외교, 종전협정 놓고 심도 깊게 논의
바이든 만난 文… G20 정상 트레비 분수 단체촬영엔 불참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 시간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레비 분수에서 진행된 G20 정상 단체사진 촬영 현장에 불참했다.
로마 연합뉴스
로마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전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교황님이 초청을 받으면 방북하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처럼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반가운 소식”이라고 화답했다. 지난 29일 교황에게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방북을 제안해 “초청장을 보내 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기꺼이 가겠다”는 답을 이끌어 낸 직후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카드는 2018년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밝힌 “교황이 오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뜻을 문 대통령이 전달한 게 시작이다. 당시 교황은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호응했지만, 이듬해 2월 ‘하노이 노딜’로 성사되지 못했다.
3년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 교황 방북 카드가 현실화하려면 난관도 적지 않다. 북미 대화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코로나19 유입을 우려해 국경을 걸어 잠근 북한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렸다는 반론도 나온다. 집권 10년차를 맞은 그에겐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일 수 있다. 교황은 겨울에 바티칸 밖 일정을 잡지 않는 만큼 방북이 추진돼도 어차피 내년 봄 이후다. 종전선언 국면과 맞물려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과 함께 평화프로세스의 ‘빅이벤트’가 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 연합뉴스
로이터 연합뉴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세계적 종교 지도자가 방북하면 정상국가 지도자상을 부각하며 미국을 압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감사와 함께 코로나19가 극복되면 초청하겠다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정치적 이벤트일 뿐 그 자체로 북미 대화의 돌파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단기적 실익이 없다”면서 “초청장을 보낸다면 북미 대화가 물밑에서 진전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메르켈 만난 文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 시간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레비 분수에서 진행된 G20 정상 단체사진 촬영 현장에 불참했다.
로마 연합뉴스
로마 연합뉴스
2021-11-01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