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조선정벌”…부친 위안소 일기 기증한 일본인

“오늘도 조선정벌”…부친 위안소 일기 기증한 일본인

입력 2010-11-18 00:00
수정 2010-11-18 10: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938년 2월 21일.오늘 즐거운 나들이다.이시카와와 둘이서 먼저 조선 정벌에 간다.순서는 네 번째였다…옛 연인을 닮은 치오코를 찾아갔다.울어서 정말 슬퍼 보였다.’

 ‘1938년 3월 13일.나들이 가는 즐거운 날이다.먼저 동료와 위안소로 갔다.일본,중국,조선을 정벌하고 돌아간다.오뎅 가게에서 술을 마시고 취했다.’

 2차 대전에 참전했던 일본 육군 제6사단 소속의 무토 아키이치(1915년생) 분대장의 일지(일기장)다.그는 일본군 위안소에 가는 일을 ‘즐거운 나들이’로,위안부 여성을 범하는 일을 ‘정벌’로 표현했다.

 무토 아키이치 씨는 2007년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그로부터 3년 뒤,아들인 시민운동가 다나카 노부유키(59) 씨가 이 일지를 들고 현해탄을 건넜다.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건립을 추진하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에 기증하기 위해서다.

 17일 정대협 사무실에서 만난 다나카 씨는 부친의 일지를 비롯해 부상한 부친이후송됐을 때 전장의 동료로부터 받은 300여 통의 편지와 사진 등을 꺼내 놓았다.

 무토 씨가 아들에게 일지를 처음 보여준 것은 1995년.다나카 씨는 “나한테 보여주면 어떻게 될지 알면서 그렇게 하신 것은 이 일지를 (세상에) 공개해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1970년대 제가 대학을 다닐 때 유명한 르포라이터가 쓴 ‘일본군’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그때까지 아버지는 자신이 전쟁에 나가 좋은 일을 했다고 말했었는데,일본이 침략했다고 말하는 그 책을 읽고 나니 ‘혹시 아버지도 그렇게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다나카 씨는 그때부터 현재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을 하는 여동생과 아버지와 함께 일본의 전쟁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는 ‘왜 침략 전쟁에 가담했느냐’는 말을 들으면 인간으로서 부정 당하는 느낌을 받고 계셨다”며 “왜 그랬냐고 따지기보다 아버지는 전쟁에 나가기 전에 어떤 인생을 살고 싶었는지 물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많이 읽었고 파시즘 반대 활동도 하셨습니다.병사가 되고 나서 헌병한테 감시도 많이 받았다고 했죠.아버지가 원래 갖고 있던 생각을 알게 되면서 저 역시 반전 운동에 참여했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게 됐습니다.저는 ‘아버지의 전쟁 책임을 같이 질 것’이라고 선언했고,그 이야기를 듣고 일지를 보여주신 것 같아요.”그는 “어렸을 때는 아버지가 군대 경험을 자주 이야기했고,아들로서 나는 그것이 자랑스러웠다.나도 중학교 때까지는 군국주의 소년이었다”며 회상했다.

 다나카 씨가 일본의 침략 역사와 한일 관계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된 것은 1970년대 재일교포인 김우철·이철 형제 간첩사건이었다.그는 형제 구원 모임에 참여해 형제가 북에 갔다고 하는 날 구마모토 백화점에서 시계를 샀다는 증거를 한국에 보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재일교포들과 알게 됐고 남북 분단에 일본의 책임이 있으며 역사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1997년 시작된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에 관심을 두고,중학교 교과서에 위안부에 대한 기술을 삭제하라는 구마모토 현의회의 결정에 맞서 자매도시인 충청남도 시민과 함께 활동하며 결국 삭제하지 않은 교과서를 지켜냈다.

 그의 명함에는 ‘위험한 교과서를 아이들에게 주지 않는 현민 연락계 사무국장’,‘평화헌법을 살리는 현민 모임 사무국 차장’,‘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독립기념관 역사 연수 투어 시행위원회 대표’ 등 네 가지 직함이 적혀 있다.

 그는 “아버지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으셨지만,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르니 이 자료를 후세에 전해야겠다는 메시지를 나한테 보내셨다”며 “역사를 올바르게 전해야 한다는 마음이 여기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일본인은 그 시기에는 어쩔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지만 저는 그 말을 싫어합니다.아버지도 전쟁을 부정하는 시기가 있었다고 믿었죠.그는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읽으며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셨습니다.아버지 역시 역사의 피해자인 거죠.아버지의 젊은 시기에 내가 같이 있었으면 그런 생각을 펼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유정희 서울시의원, 서울서남부 관악농협 하나로마트서 여름철 농축산물 할인지원 현장점검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정희 의원(더불어민주당, 관악4)이 지난 30일 서울서남부 관악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등과 함께 여름철 농축산물 할인지원 현장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서남부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감사, 당근, 수박, 복숭아 등 13개 품목을 대상으로 농축산물 할인지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농축산물 실시간 타임세일, 주말세일 등 자체적으로 할인행사를 실시 중으로, 소비자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번 방문은 농식품부가 여름 휴가철 소비자 장바구나 물가 경감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농축산물 할인지원 사업이 하나로마트 등을 비롯해 계획되고 진행되고 있는지 추진 상황 및 진행과정을 점검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이날 현장점검에 참석한 유정희 서울시의원과, 송미령 농식품부장관 및 박준식 서울서남부농협 조합장은 농축산물 수급상관 및 할인지원 현장을 점검하고, 지역 소비자 물가 안정화 방안 논의를 이어갔으며, 하나로마트 고객들의 현장 여론 또한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 의원은 지역 소비자 물가 안정화에 대한 설명 이후, 산지와의 직거래를 통한
thumbnail - 유정희 서울시의원, 서울서남부 관악농협 하나로마트서 여름철 농축산물 할인지원 현장점검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