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에 묶인 채 특수시설에 갇힌 정신지체 소년

줄에 묶인 채 특수시설에 갇힌 정신지체 소년

입력 2011-01-23 00:00
수정 2011-01-2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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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TV 프로그램이 학습장애,과격행동 등 정신지체 증세를 보이는 18세 소년이 특수시설에 참혹하게 수용된 모습을 방영하면서 네덜란드가 발칵 뒤집혔다.

 네덜란드 기독교 방송인 ‘복음방송(EO)’이 지난 18일 방송한 고발 프로그램에는 올해 18세인 브란던 판잉헌이 창문까지 봉인된 특수시설 골방에서 줄에 묶인 채 생활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학습장애 증세를 보이며 5세 때부터 특수시설을 드나든 브란던은 6년 전 현재 생활하는 특수시설에 수용됐으나 주말마다 외출을 허락받아 집에서 부모와 함께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체격도 커지고 감정 기복이 심해져 과격행동을 자주 보이자 그를 수용하던 특수시설 측은 법원의 허가 아래 3년 전부터 외출을 전면 금지하고 골방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

 특수시설 측은 더욱이 치료상담사 등 타인이 골방에 함께 있을 때는 브란던의 활동영역을 제한하고자 방탄조끼처럼 생긴 특수 재킷을 입히고 이 재킷의 등 쪽에서 골방의 한쪽 벽을 줄로 연결했다.

 혹시라도 브란던이 골방에 함께 있는 사람에게 해를 입힐지 몰라 예방 차원에서 취해진 조치.

 EO는 TV 프로그램에서 줄에 묶인 채 반경 1.5m의 공간에서만 놀이하고,식사를 하는 모습을 방영했고 이런 실상을 모르고 있었던 브란던의 어머니는 “마치 우리에 갇힌 동물 같다”며 울먹였다.

 TV 프로그램이 방영되자 보건부 차관이 실태 파악을 위해 이 시설을 직접 방문하고 정치권에서도 ‘설왕설래’가 계속됐다.

 하지만,브란던을 면담한 어머니가 “관리자들은 잘못한 게 없다.위험한 상황에서 브란던을 보호하려는 조치로 생각한다.내 아들 역시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사람을 때리는 게 싫다’면서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또 신경정신과 전문의들도 브란던이 유일한 사례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약 40명의 환자가 줄에 묶인 채 특수시설에 수용돼 있으며 이러한 통제 방식이 네덜란드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시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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