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女관광객 가족, 살인범 마주치자…

제주 女관광객 가족, 살인범 마주치자…

입력 2012-07-25 00:00
수정 2012-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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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살해범’ 성폭행 시도중 살해 가능성… 警 살인 등 혐의 구속영장

제주 올레길 여성 탐방객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동부경찰서는 24일 피의자 강모(46·서귀포시)씨의 범행 동기가 석연치 않다고 보고 강씨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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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의 눈물  제주 올레길 탐방 중 살해된 40대 여성의 남동생 강모(39)씨가 24일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유치장을 나온 살해 혐의 피의자를 향해 “왜 죽였어?”라고 소리치며 울부짖고 있다.  제주 연합뉴스
남동생의 눈물
제주 올레길 탐방 중 살해된 40대 여성의 남동생 강모(39)씨가 24일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유치장을 나온 살해 혐의 피의자를 향해 “왜 죽였어?”라고 소리치며 울부짖고 있다.
제주 연합뉴스
경찰은 강씨가 자신을 성추행하는 것으로 오인하는 피해자 강씨를 우발적으로 목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성폭행 여부와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강씨의 시신은 상의가 속옷까지 완전히 벗겨져 있었고 청바지 등 하의는 육안으로 보기에는 손을 댄 흔적이 없었다.”며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반항하는 강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범인 강씨는 시신을 은폐하기 위해 옮기는 과정에서 상의가 벗겨졌다고 진술했다. 또 경찰은 살해된 강씨의 지갑이 든 크로스백과 휴대전화 등이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아 금품을 갈취할 목적으로 살해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 강씨는 지난 5월 한달간 선원으로 일했고 미리 받은 선불금 등으로 동네 PC방을 돌며 한게임(포커), 리니지 등 인터넷 게임을 하며 지낸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는 2008년 제주에서 택시 강도짓을 하려다 미수에 그쳐 2년을 복역했고 2003년에는 경기 의정부시에서 차량 절취 등 특수강도 혐의로 검거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포커 도박을 즐기다 빚을 진 강씨가 도박빚을 갚기 위해 강도 행각을 벌이다 검거됐고 성 관련 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 강씨가 조사 과정에서 “이번 사건을 어머니가 아시면 자살한다.”고 크게 걱정했다고 전했다. 이복형제 등 11남매 가운데 10째인 강씨는 평소 형제간의 왕래는 거의 없었으며 수년 전 선원 생활을 통해 번 돈으로 노모(82)의 암 수술 비용을 직접 대 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거 당시 강씨는 허리에 긴 줄을 차고 있었으며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으나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바람에 실패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24일 강씨에 대해 살인 및 시신 유기, 시신 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해자 강씨의 남동생은 이날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레길 폐쇄와 제주올레 관계자들이 유가족과 국민에게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동생은 “실종 이후 경찰 수색팀과 함께 매일 누나를 찾아 지나 다녔던 곳에서 시신이 발견된 것은 올레길이 너무 위험한 길임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싸우겠다.”고 말했다. 또 “천국에서 만날 누나를 기다리며 남은 가족들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남동생은 인터뷰 도중 피의자 강씨가 범행 현장 확인을 위해 경찰관들과 함께 경찰서 건물을 나서자 “우리 누나 왜 죽였어.”라고 소리치며 울부짖기도 했다.

한편 사단법인 제주 올레는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 위해 제주 올레 1코스를 잠정 폐쇄 조치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관계 부서 합동으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올레코스 가운데 야산, 숲길, 곶자왈 등 취약 지역에 대한 안전 시설 추가, 일정 기간 출입 자제 유도, 올레코스 조정, 폐쇄회로(CC)TV 설치 등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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