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딸 살해 뒤 자살한 어머니…쿠싱증후군 오해가 부른 비극

아토피 딸 살해 뒤 자살한 어머니…쿠싱증후군 오해가 부른 비극

입력 2014-01-22 00:00
수정 2014-01-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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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림초등학교 서가에 마련된 아토피 관련 도서.
조림초등학교 서가에 마련된 아토피 관련 도서.


일명 ‘쿠싱증후군’ 때문에 어머니가 아토피를 앓던 딸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났다.

20일 부산 사상로의 한 주택에서 33살 어머니 A씨와 A씨의 8살 딸이 숨져 있는 것을 A씨의 시어머니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5년 전부터 아토피를 앓아왔던 딸이 최근 들어 자신의 실수 탓에 증상이 악화됐다며 괴로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들은 경찰에 평소 A씨가 아토피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딸에게 자주 발랐는데, 이로 인해 면역력이 약화되는 쿠싱증후군 부작용이 생기자 자책했다고 진술했다.

또 A씨가 남긴 유서에도 “연고를 많이 사용해 딸이 쿠싱증후군에 걸린 것 같다. 후유증이 너무 겁난다”며 “나의 무식함이 아이를 망쳐 버렸다”라는 문구가 있던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쿠싱증후군이란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ACTH)의 과도한 분비,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과도한 생산 또는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복용 등으로 생기는데 얼굴이 달덩이처럼 둥근 모양이 되고 목 뒤와 어깨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증상을 보인다.

또 얼굴이 붉어지고 피부는 얇은 것이 특징이며 다모증, 여드름, 성욕 감퇴, 우울증, 과민증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일이 아토피에 대한 오해가 빚은 비극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쿠싱증후군은 보통 스테로이드 주사제나 알약 투여로 유발되긴 하지만 흡수가 적은 스테로이드제 연고로는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쿠싱증후군 소식에 네티즌들은 “쿠싱증후군이 비극의 원인? 의사에게 알아봤으면 좋았을걸” “쿠싱증후군, 함부로 자의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닌 것 같다” “쿠싱증후군, 연고 정도로는 안 걸린다는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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