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살 고교생, 학교서 전문상담 못받아

광주 자살 고교생, 학교서 전문상담 못받아

입력 2014-04-03 00:00
수정 2014-04-0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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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고위험군이었지만 학교에 상담교사 없어

최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광주지역 고교생은 자살고위험군에 속한 학생이었지만 해당 학교에는 상담교사나 상담사가 1명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시내 학교 중 상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7%에 불과했고 상담사 배치 학교도 32%에 그쳤다.

3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이 지역 고등학교에 다니는 2학년 남학생이 투신해 숨졌다.

이 학생은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1학년 때부터 관리대상이었지만 해당 학교에는 학생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할 전문상담교사나 상담사가 1명도 없었다.

숨진 학생은 이 때문에 학교에서 상담받지 못하고 지역정신건강검진센터에서 관리를 받았지만 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학생이 센터 상담을 제대로 받았는지도 의문이다.

학교 측은 뒤늦게 상담교사나 상담사 채용을 검토하고 있지만 전형적인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교에 전문상담교사나 상담사가 없는 학교는 이 학교 외에도 부지기수다.

상담교사는 교사로서 상담자격을 갖춘 선생님을 임명하고 있으며, 상담사는 비정규직으로 관련 자격을 지닌 외부인을 채용하고 있다.

상담교사의 경우 광주시내 321개 학교 중 57명에 불과하고 상담사도 104명만 배치돼 있다.

초등학교 상담교사는 1명도 없으며 상담사만 152곳 중 30곳에서 근무 중이다.

중학교 상담교사는 88개교 중 42곳에, 상담사는 43곳에만 있으며, 고교는 67곳 중 상담교사는 15곳, 상담사는 30개교에 배치됐을 뿐이다.

지난해 여고생 2명이 동반자살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상담인력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공립학교에서 상담교사만 5명 새로 채용했을 뿐 추가 인력확보는 없었다.

특히 사립학교의 경우 교과 과목이 아닌 신규 인력 채용을 꺼려 관심이 덜하다.

이번에 고교생 자살학생도 사립학교 소속이다.

반면 광주·전남지역 초·중·고생 42만여명 가운데 정서불안 증세 등으로 상담과 관리가 필요한 관심군과 주의군에 포함된 학생이 8만명에 달했다.

정서 불안이 심해 집중관리가 필요한 주의군에 포함된 학생도 8.7%로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주의군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자살위험군에 속한 학생들이 있는데도 상담교사나 상담사가 없는 경우가 예상보다 많을 수 있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관련 인력을 마냥 늘릴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매우 소극적이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상담교사의 경우 교육부의 승인이 나와야 하고 상담사는 상담교사로 대체하는 상황이라 새로 뽑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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