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다른 친구 구해줬는데…”

“마지막까지 다른 친구 구해줬는데…”

입력 2014-04-18 00:00
수정 2014-04-18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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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희생자 빈소 표정

“마지막까지 다른 친구들을 구해 줬대요. 평소에도 의젓한 친구였는데 지금 곁에 없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아요.”

17일 고려대 안산병원 장례식장.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희생자 가운데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정차웅(이하 17), 임경빈, 권오천군의 빈소가 이곳에 마련됐다. 빈소에서는 금쪽같은 자식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는 가족들과 너무 일찍 떠나보낸 친구를 부르는 비통한 울음이 그치질 않았다. 유족들은 조문객들의 위로에 흐느끼거나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권군을 조문하러 온 오모(18)양은 차마 영정 사진을 바라볼 수 없어 빈소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앞에서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그는 “저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정말 듬직하고 착한 아이여서 ‘오빠’라고 부를 정도였다”며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임군의 어머니는 아들을 떠난보낸 충격으로 오열하다가 끝내 실신했다. 임군의 할머니는 “우리 애가 너무 착하고 말을 잘 들어서 (안내 방송에서 하라는 대로) 가만히 있어서 이렇게 됐다”며 슬퍼했다. 임군의 할아버지는 “이번 사고는 명백한 인재”라며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임군이 중학교 3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양소영씨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다. 양씨는 “경빈이는 작은 일에도 호탕하게 잘 웃을 만큼 긍정적인 아이였고 솔선수범해 학급 일을 도왔다”면서 “지난해 스승의 날에도 찾아왔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며 비통해했다.

한편 병원은 오후 6시 현재 입원 중인 환자가 단원고 학생 68명을 포함해 모두 70명이라고 밝혔다. 오전 9시 브리핑 때 병원 측이 밝힌 입원 환자 수는 63명(단원고 학생 62명, 교사 1명)이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4-04-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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