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경찰청 제공
학생들은 배 안에 가둬두고 비열한 선장은 살려고 몸부림쳤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전남 목포해경 상황실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해경이 당시 구조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28일 뒤늦게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선장 이준석씨가 승객들을 버려둔 채 팬티 차림으로 다급하게 세월호를 탈출해 해경들의 구조를 받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해양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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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호 유정충 선장, 선원 전원 피신시키고 통신실에서 유명 달리해
위급한 상황에서 선장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선원 20여명의 목숨을 구하고 숨진 속초선적 오징어 채낚기 어선 하나호의 유정충 선장의 책임감이 지역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하나호 침몰사고는 1990년 3월 1일 오후 1시 51분 쯤 발생했다.
100t급 채낚기 어선인 ‘602 하나호’는 1990년 2월 16일 속초항을 출항한 후 부산 대변항에 잠시 들렀다 같은 달 26일 본격적인 출어에 나섰다.
조업 사흘째인 3월 1일 제주도 서남방 370마일 해상에서 조업을 준비하던 중 오후 들면서 갑자기 몰아친 강풍과 높아진 파도에 기관실이 침수되며 배는 침몰했다.
이 과정에서 유 선장은 선원 21명은 모두 구명정으로 피신시켰으나 자신은 끝까지 통신실에 남아 구조신호를 보내다 끝내 배와 함께 유명을 달리했다.
이 같은 사실은 유 선장의 구조요청 신호를 포착하고 구조에 나선 선단에 의해 사고발생 12시간 만에 가까스로 구조된 선원들을 통해 알려지면서 전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당시 유 선장이 선원들을 대피시킨 뒤 긴급구조신호를 보내지 않은 채 자신도 배에서 내렸다면 구명정으로 피신했던 선원들도 강한 풍랑 속에서 무사히 구조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유 선장의 장례식은 같은 달 9일 처음이자 지금까지 전례가 없는 ‘전국어민장’으로 치러졌다.
정부도 국민훈장 목련장을 추서했다.
유 선장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자 설립된 기념사업회는 1991년 1월 9일 추모 동상을 속초에 건립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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