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철학없는 위장 야당후보” vs “거짓말쟁이, 시장자격 없어”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는 21일 부산KBS가 주최한 두 번째 TV토론에서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표현까지 마다하지 않는 등 날 선 공방을 벌였다.두 후보는 토론회 초반 안전대책 등에 관한 사회자의 공통질문을 받을 때만 해도 대동소이한 공약을 소개하면서 서로 “좋은 생각”이라고 말하는 등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자유 토론에 들어가자 곧바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 후보가 해양금융종합센터 부산 유치를 거론한 뒤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려고 관련 법안을 만드는 등 꾸준히 노력했다”면서 “오 후보는 왜 해양금융 관련 공약이 없느냐”고 공격한 게 불씨가 됐다.
오 후보는 서 후보가 2008년 해양수산부 폐지 등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한 것 등을 문제 삼으며 “어느 지역 국회의원인지 모르겠다”면서 “시장 자격이 없는 게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오 후보는 또 “부산이 20년간 새누리당을 짝사랑했지만 예산은 많이 안주고 핵발전소만 많이 줬다”면서 “부산이 새누리당의 호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서 후보는 “공격을 하더라도 근거를 가지고 해야 한다”면서 “어떻게 가공됐는지도 모르는 통계자료를 들고 나와 공격하는 것은 예의에 맞지 않다”고 쏘아붙였다.
서 후보는 한 발짝 더 나가 “열린우리당 후보로 두 번이나 시장선거에 도전한 오 후보가 이번에 무소속 위장후보로 나서는 것은 철학이 없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두 후보의 설전은 서 후보의 전 보좌관이 원전비리 사건으로 처벌받은 것에 관한 토론에서 극에 달했다.
오 후보는 서 후보가 “비리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하자 연루의혹까지 제기하면서 “발뺌만 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렇게 거짓말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시장을 믿고 맡기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후보는 오 후보의 해양수산부장관 시절 차관으로 있던 인물의 비리사건을 거론하며 “오 후보도 비리에 연루됐거나 사건을 무마했느냐”고 반격했고, 오 후보는 말을 끊으며 “조용히 하세요”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결국 서 후보는 오 후보를 “시장 한 번 해보려고 3번이나 나와 무소속으로 위장한 야당의 낙하산 후보”라고 규정하는 것으로 토론을 끝냈다.
오 후보도 “나는 말은 더듬어도 양심은 더듬지 않는 사람”이라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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