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대 이정미 씨 “방황하는 어린 친구들 이정표 되고 싶어”

“꿈과 목표를 잡지 못해 방황하는 어린 친구들의 이정표가 되고 싶어요.”

영산대학교 법률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늦깎이 대학생’ 이정미(29·여) 씨는 제56회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하고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올해 합격정원이 200명으로 많이 줄어든 사법시험에 당당하게 합격했다.

이씨는 부산의 한 실업계 고교를 졸업하고 나서 영도구에 있는 한 고깃집을 첫 직장으로 택했던 평범한 20대였다.

불안한 직장과 적은 급여 등 주변 환경에 한계를 느낀 그가 선택한 길은 대학 진학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명확하게 꿈과 목표가 서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하게 공부했던 것을 뒤늦게 후회했다.

”그때는 회사의 경리직만 해도 얼마나 안정적으로 느껴졌는지 몰라요. 그런 경리직도 대졸자를 찾던 때라 대학 입학을 결심했습니다.”

그는 남들보다 늦게 진학하기로 한 대학인 만큼 다시는 실패하지 않으려고 자신의 적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학과를 선택하기로 했다.

수능 공부를 하던 중에 접한 사회탐구 영역의 ‘법과 사회’에서 적성을 발견한 그는 다른 친구들보다 서너살 많은 22살에 법률특성화 대학인 영산대학교의 법률학과의 문을 두드렸다.

이씨는 입학 후에는 교내 영화법학회 회장을 지낼 정도로 열정적으로 대학 생활을 보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된 동기를 묻자 이씨는 “따지고 보니 저에게 별 경쟁력이 없더군요. 할 수 있는 게 공부밖에 없었어요. 남은 인생이 암흑천지가 되는 것 같아 불안감이 컸고 그에 따른 절실함으로 끈기있게 공부했다”고 대답했다.

본격적으로 사법시험을 준비한 지 30개월 만에 합격한 그는 ‘천운이었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실무 위주의 차별화된 로스쿨 교육을 표방한 영산대 법과대학의 실무 교수진의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강의도 시험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쟁쟁한 실력자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벌써 걱정이 앞서지만 법조인의 길에서 첫 걸음마를 시작했으니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며 “기회가 되면 검사가 되어 꿈과 목표를 잡지 못해 방황하는 어린 친구들을 바로잡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