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명 구속·전 이사장 등 4명 불구속
서울 송파경찰서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정정택(69) 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전 이사장은 2011년 11월 7일부터 올해 4월 22일까지 지인과 체육계 관계자 수백 명에게 수십만 원 상당의 고가품을 명절선물 등으로 보내 법인자금 2억 9천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송파경찰서가 공개한 허위물품 계약서, 임직원 행동강령 등 증거품.
송파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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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경찰서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정정택(69) 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전 이사장은 2011년 11월 7일부터 올해 4월 22일까지 지인과 체육계 관계자 수백명에게 수십만원 상당의 고가품을 명절선물 등으로 보내 법인자금 2억9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단 회계규정상 홍보물품은 3만원 이하여야 하는데, 이를 어기고 양주와 명품지갑, 화장품 등 고가품을 임의의 대상에게 선물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대가성이 없다고 보고 선물 수령자의 신원은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정 전 이사장의 선물을 받은 이들은 사회지도층 인사가 대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모(53) 전 홍보비서실장과 김모(47) 전 상생경영팀장도 함께 입건해 구속했다.
김 전 홍보비서실장은 수십만원 짜리 고가품을 구입하고도 3만원 이하 홍보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회계 처리해 정 전 이사장의 횡령을 돕고, 부하직원 2명과 거래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인사 및 납품청탁 명목으로 1천38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있다.
특히 김 전 상생경영팀장은 거래업체를 시켜 납품 단가나 수량을 부풀리거나 허위견적서를 제출하게 한 뒤 계약이 이뤄지면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3년간 법인자금 1억1천6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렇게 빼돌린 돈으로 부하 직원들과 함께 강남 유흥업소에서 회식을 하고 팀원들에게 수백만원 상당의 수입 패딩점퍼를 나눠줬으며, 자기 신용카드 대금을 상환하는데 쓰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 전 팀장은 납품청탁 명목으로 5개 업체로부터 3천350만원을 받은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은 이밖에 횡령에 가담한 공단 팀장급 직원 3명과 거래업체 관계자 1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상생경영팀장은 빼돌린 억대의 자금을 개인적 용도로 모두 사용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이 돈이 정 전 이사장이나 공단내 실세인 김 전 홍보팀장에게 전달됐는지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횡령 대상이 된 것은 법인자금이지만, 경륜·경정 등으로 조성된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전용된 부분도 일부 섞여 있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비정상적 관행으로 공적자금을 횡령하는 공기업 임직원들에 대한 검거활동을 확대해 사회 곳곳의 적폐 청산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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