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사기에 사기도박까지 기아차 전현직 노조간부들 비위 백태

취업사기에 사기도박까지 기아차 전현직 노조간부들 비위 백태

입력 2014-12-22 15:38
수정 2014-12-2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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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전·현직 간부 23명 등 31명 사법처리

취업 사기에 상습·사기 도박까지. 경찰 조사 결과 기아자동차 전·현직 노조 간부들의 비위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22일 취업 사기 혐의로 경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신청되거나 입건된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전·현직 간부는 총 23명(전직 12명, 현직 11명).

이들 가운데 전 노조 간부 4명은 자녀들을 생산직에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4년간 지인·친인척 등 60여명으로부터 32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과 나머지 전·현직 간부 19명, 생산직 직원 등 8명은 122차례에 걸쳐 판돈 17억원을 걸고 상습 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취업난이 극심한데다 생산직임에도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과 복지 수준을 제공하는 기아자동차라는 점에 끌린 피해자들은 이들의 채용 약속만을 믿고 적게는 3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2천만원까지 거액을 건넸다.

피해자 일부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까지 받고 수년간 차곡차곡 모은 돈을 건네기도 했다.

이들은 본사 임원과의 친분이나 노조 간부 신분 등을 내세워 피해자를 손쉽게 끌어들였다. 피해자들 가운데는 자녀의 취업을 대가로 돈을 건넨 동료 직원들까지 있었다.

받은 돈은 곧바로 도박과 유흥으로 탕진했고 피해자들이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다른 피해자들을 끌어들여 ‘돌려막기’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이들은 회사 인근 원룸을 통째로 빌려 4년 동안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벌였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기 행각에다 사채까지 끌어다썼고 봉급과 아파트까지 압류당하기도 했다.

일부는 특수렌즈를 착용하고 상대방의 화투패를 읽는 방식으로 동료들을 상대로 42회에 걸쳐 사기 도박을 벌여 2억원을 챙기기도 했다.

기아차는 2004년 노조 간부와 직원 등 130여명이 연루된 취업 비리 사건 이후 10년 만에 또다시 직원들이 대거 취업사기는 물론 사기·도박 사건에 연루되면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현재까지 실제 취업 사실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특권층’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를 이용해 취업 사기나 일탈 행위가 이어지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지고 있다.

광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취업난이 심각한 요즈음 대기업 취업을 위해 3·4수를 하는 형편이다”며 “이런 간절한 심리를 악용한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만큼 기아차 차원의 철저한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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