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틸, 대금조작 통해 ‘포스코 비자금 저수지’ 정황

코스틸, 대금조작 통해 ‘포스코 비자금 저수지’ 정황

입력 2015-04-08 17:35
수정 2015-04-0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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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구매대금 결제 자료·고수익 품목 매출기록 등 분석

포스코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포스코와 고객사인 코스틸이 거래 대금을 조작해 비자금을 만든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전날 코스틸 서울 본사와 포항 공장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중간재 구매 자료와 주요 제품별 매입·매출 자료, 어음 리스트, 대금 결제 자료 등을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코스틸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과장급 실무자 1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코스틸은 포스코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에서 철강 중간재인 슬래브를 사들여 철선 등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업체다.

검찰은 코스틸이 포스코와 거래 대금을 조작해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코스틸이 판매하는 철선 등 완제품 가격에 허위 비용이 원가로 반영돼 있고, 이 금액만큼이 코스틸 쪽에 비자금으로 쌓였을 개연성을 따져보고 있다.

비자금이 결국 포스코 측으로 흘러들었을 가능성도 검찰은 염두에 두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결국 포스코를 향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수사팀이 자택을 압수수색한 박재천 코스틸 회장과 정준양 포스코그룹 전 회장의 친분이 두텁고, 양사가 거래 관계를 오래 이어왔다는 점도 이런 의심에 무게를 실어준다.

특히 수사팀은 코스틸이 포스코에서 중간재를 사들여와 고부가가치 상품군으로 분류할 만한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제품들은 연구개발비와 신공정 관련 비용 등 여러 명목을 들어 원가 내역을 조작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찰은 전날 코스틸 압수수색에서 주력 상품인 철선 제품 외에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강성을 높이려고 사용하는 ‘슈퍼데크’와 ‘강섬유’ 등 코스틸의 고수익 제품군 관련 매입·매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음 자료 등 원자재 공급업체에 대금을 결제하는 데 사용한 자료를 모아 포스코와 코스틸 사이에서 거래대금이 조작된 단서를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추적 결과에 따라 변동이 있겠지만 2007년부터 흔적이 드러난 코스틸의 ‘수상한 거래’를 통해 회사 안에서 빼돌려진 돈은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재천 회장은 회사에 손해를 안긴다는 사정을 알고도 회삿돈을 횡령한 것으로 수사팀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자료 분석에 속도를 내는 한편 중간재 구매와 재무관리 등을 담당했던 코스틸 임원급 인사를 소환해 비자금 조성 여부 등 의혹 전반을 조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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