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2평 방에 3명 가둔 교도소…인권위 “비인도적”

폭염 속 2평 방에 3명 가둔 교도소…인권위 “비인도적”

입력 2015-09-02 09:23
수정 2015-09-0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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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교도소에 재발방지 조치 권고…악의는 없다고 판단

하루 최고기온이 34도를 넘나드는 여름에 교도소 약 2평 넓이 방에 3명을 수용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더운 날씨에 좁은 교도소 조사거실에 3명을 수용한 것은 부당하다는 우모(45)씨의 진정을 받아들여 강원 원주교도소에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처할 것을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우씨는 지난해 7월 교도소 벽지를 훼손하는 등 규율을 위반해 조사거실과 징벌거실에 차례로 수용됐다.

우씨는 사건 경위를 조사받는 조사거실에서 보낸 닷새 동안 교도소가 고의로 좁은 방에 3명을 수용하고, 더운 날 상의를 벗지 못하게 한 채 더위를 견디게 했다며 진정을 냈다.

교도소 측은 조사거실 면적이 화장실을 제외하고 6.48㎡(약 1.96평)로 3명을 수용해도 큰 무리가 없고 해당 기간에 부채를 지급했으며, 수용질서 확립을 위해 관복을 착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해당 조사거실에 3명을 수용하면 2.16㎡당 1명을 수용한 셈이 돼 2.58㎡당 1명을 수용하도록 규정한 법무부 예규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진정인 등 3명이 조사거실에 수용된 기간에 해당 교도소에는 1명만 수용된 방이나 빈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법을 위반해 죗값을 치르는 수용자라고 해도 최소한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한여름 좁은 공간에 5일간 3명을 수용한 것은 고문방지협약이 금지하는 비인도적·굴욕적 처우이며, 헌법이 보장한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인권위는 교도소 측이 고통을 주려고 악의적으로 3명을 같은 공간에 수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고 직접 책임을 묻는 대신 교도소장에게 비슷한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한 직원 직무교육을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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