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축제기획단 “가을축제부터 사회자·참가자에게 서약받을 것”
앞으로 서울대 축제에서 사회자나 참여자가 특정집단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면 축제의 모든 공식 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서울대 총학생회와 축제기획단 ‘축제하는사람들(축하사)’은 가을축제부터 폐막제를 비롯한 행사 사회자와 참가자들에게 ‘특정 집단을 비하하거나 인간의 가치 및 존엄을 침해할 수 있는 발언과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겠다고 21일 밝혔다.
이를 어기면 즉각 주의를 주고 정도에 따라 무대에서 내려오게 하는 등 현장 조치를 내리는 동시에 향후 총학생회와 축하사가 주관하는 모든 행사에 대한 참여를 금지할 계획이다.
서울대 총학과 축제기획단이 이렇게 강경한 대응을 마련한 것은 지난 봄 축제에서 폐막식 사회자들이 성소수자와 여성 등에 대해 비하와 혐오의 의미를 담은 발언을 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대 학부생과 졸업생인 사회자들은 축제에서 관객들의 커플댄스 시간에 올라온 남성커플에게 ‘남자 남자 커플 올라오라고 했다고 올라온 미친놈들 두명 있다’, ‘두 분 부모님께서 이런거 아세요? 올라와서 남자들끼리 부비적대고’ 등의 비하발언을 했다.
또 무대에 올라온 댄스동아리 여학생을 보고 ‘춤만 잘 추시나 보다’라고 말한다거나 흑인음악 동아리를 소개하면서 ‘여성분들 중에 흑인 좋아하는 분 있나요?’라고 말하는 등 성희롱적 발언을 해 당시 학생들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문제가 불거지자 총학생회는 당사자들에게 발언의 의미를 설명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지만 이들은 ‘학생들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사과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미 부총학생회장은 “일부 참가자의 단순 퇴출보다도 학내 인권존중 문화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향후 축제의 사회자와 참여자가 참고해야 할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