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연탄으로 따뜻한 겨울 선물하세요”

“3.65㎏ 연탄으로 따뜻한 겨울 선물하세요”

입력 2015-10-03 14:35
수정 2015-10-0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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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은행 ‘시동’…올겨울 전국에 연탄 300만장 지원

”500원이면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겨울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들의 겨울나기를 돕는 사회복지단체 ‘사랑의 연탄은행’이 전국에서 속속 문을 열고 온기 배달에 나섰다.

서울연탄은행은 3일 오전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마을에서 ‘2015년 서울연탄은행 재개식’을 열고 서울에 사는 홀몸노인, 장애인, 빈곤층 등에 대한 연탄 지원을 시작했다.

연탄은행은 2002년 12월 강원도 원주시 원동에 1호점을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서울과 춘천, 인천, 전주 등 전국에서 모두 31곳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22일 속초 연탄은행이 처음 활동을 재개했고 이달 1일 춘천에 이어 이날 서울에서도 본격적인 겨울나기 지원활동에 돌입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인터넷으로 신청한 자원봉사자 300여명이 참석해 7개 조로 나눠 104마을의 가구를 찾아다니며 연탄 8천500장을 직접 배달했다.

구주소로 중계동 104번지에 위치한 데서 이름이 유래한 104마을은 1천여가구 중 상당수가 아직도 연탄을 이용해 난방하는 등 어려운 이웃이 많아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린다.

이날 중학생 아들, 초등학생 딸, 남편과 함께 봉사에 동참한 김미옥(43·여) 씨는 “풍족한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이 연탄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주위에 어려운 이웃이 있는지도 잘 모르더라”라며 “봉사자 모집 공고를 보고 산교육 현장이라 생각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의 딸 김해솔(9·안암초 3학년)양은 “연탄을 만화책에서만 봤었는데, 실제로 보니 신기하다”면서 장갑을 낀 고사리 손으로 조심스럽게 한 장씩 연탄을 날랐다.

행사에는 104마을 어르신 50여명도 참석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들은 그동안 직접 손으로 떠서 만든 행주를 봉사자들에게 선물로 내놨다.

104마을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김병남(76) 할머니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이렇게 산동네를 찾아 연탄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매년 받기만 하고 보답할 게 없어서 할머니들이 실을 사다가 한 땀 한 땀 행주를 떴다”고 말했다.

”비싼 보석은 아니지만 할머니들의 정성을 받아달라”고 김 할머니가 인사를 마치자 자원봉사자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전상훈 연탄은행 이사는 “연탄 한 장의 무게는 3.65㎏으로, 새 생명인 신생아의 몸무게와 비슷하다”며 “36.5℃의 따뜻한 가슴으로 3.65㎏짜리 연탄을 데워 365일 이웃들과 따뜻하게 나누는 이 일에 많은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연탄은행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연탄 사용 가구는 약 16만 8천가구에 달한다. 서울에서도 아직 5천여가구가 연탄 난방으로 겨울을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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