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결국 대권때문에 생긴일…끼워 맞추기식 정치 판결”

홍준표 “결국 대권때문에 생긴일…끼워 맞추기식 정치 판결”

입력 2016-09-08 11:43
수정 2016-09-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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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하지 못할 주장 받아들여 유죄…항소심에서 바로잡을 것”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노상강도를 당한 기분”이라며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홍 지사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직후 법정을 나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항소심에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지사는 또 “재판부가 납득하지 못할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했다”며 “이런 결과를 전혀 예상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나’라고 묻자 홍 지사는 “돈은 엉뚱한 사람한테 줘 놓고 왜 나한테 덮어씌우는지 저승에 가서 성완종(전 회장)한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홍 지사는 이후 여의도에 있는 경남도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국회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재차 본인의 결백을 주장했다.

특히 “‘성완종 리스트’가 터질 무렵인 2013년 1월에 내가 대통령 경선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가 없었다면 아마 리스트에 내 이름은 없었을 것”이라며 일종의‘ 정치적 희생양’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 사건도 대권 때문에 생긴 것 아니냐”며 “오늘 재판은 사법적 결정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또 고(故) 성완종 전 경남그룹 회장에 대해 “반기문 마니아고 스폰서이자 지지자였다”면서 “거기(성완종 리스트)를 보라, 전부 ‘친박’(친 박근헤) 아니냐. 대선 때 돈은 지들끼리 써놓고 왜 나를 끌어 들이냐”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사건에 발이 얽매여 내가 갈 길을 가지 않고 주저앉거나 돌아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만 “항소심 재판 일정을 위해 정치 일정은 재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결론을 정치적으로 정해놓고 끼워 맞추기식으로 한 1심 판결은 승복하기가 어렵다”며 “항소심에서는 (정치적 결론이 아닌) 사법적 결정이 되기를 기대한다. 아직 1년 이상 재판기일이 있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그동안 여태 해오던 대로 흔들림 없이 도정을 수행하겠다”며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홍 지사는 금품 전달자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날 홍 지사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윤 전 부사장의 진술을 사실로 인정한 것이다.

홍 지사는 재판 시작 10분 전인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법정에 도착했다. 남색 정장에 평소 즐겨 매는 빨간 넥타이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홍 지사는 변호인과 잠시 대화를 나눈 것을 제외하면 차분한 태도로 재판에 임했다.

재판이 30분 이상 이어지자 함께 기소된 윤 전 부사장이 연신 안경을 벗고 얼굴을 쓸어내리는 등 다소 지친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홍 지사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재판장을 바라봤다.

34석 규모의 법정에는 재판 시작 30분 전부터 취재진과 지지자 등이 몰려들기 시작해 총 80여명이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봤다.

이 사건은 자원개발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성 전 회장이 지난해 4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홍 지사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해 불거졌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는 홍 지사를 비롯한 정치인 8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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