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질러 어머니 사망…무시받았단 생각에 홧김 방화한 듯

불 질러 어머니 사망…무시받았단 생각에 홧김 방화한 듯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1-27 13:55
수정 2020-01-27 13:5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흉기 들고 경찰과 대치하기도…불타는 집 향해 큰절까지

마당서 아버지 유품 정리하다가 집에 휘발유 끼얹고 불
이미지 확대
불길 치솟는 주택
불길 치솟는 주택 26일 오전 경남 밀양시 무안면 한 단독주택에서 방화로 인한 불이 나 주택 밖으로 불길이 치솟고 있다. 2020.1.26
경남소방본부 제공
경남 밀양에서 집에 불을 질러 70대 어머니를 숨지게 한 사건은 평소 가족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분노로 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밀양경찰서에 따르면 A(43)씨는 전날 오전 4시 25분쯤 밀양시 무안면 1층짜리 단독주택에 불을 질렀다. 이 화재로 A씨의 어머니 B(76)씨가 숨졌다.

A씨는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왔다.

A씨는 설 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은 형제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제대로 된 일자리 없이 가정도 꾸리지 못한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사건 당일 집 마당에서 아버지의 유품을 태우던 중 순간적으로 휘발유를 집에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불을 끄는 것을 방해할까봐 흉기를 들고 잠시 대치하기도 했지만 큰 저항 없이 검거됐다.
이미지 확대
화재 발생한 밀양 한 주택
화재 발생한 밀양 한 주택 26일 오전 경남 밀양시 무안면 한 단독주택에서 방화로 인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0.1.26
경남소방본부 제공
이 과정에서 A씨는 불타는 집을 향해 큰절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대학 졸업 후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결혼도 못 해 열등의식이 심한 상태였다”면서 “연휴 동안 가족들로부터 찬밥 대우를 받았다는 생각이 겹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현존건조물 방화 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정치적 이슈에 대한 연예인들의 목소리
가수 아이유, 소녀시대 유리, 장범준 등 유명 연예인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대한 지지 행동이 드러나면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직접적인 목소리는 내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연예인도 국민이다. 그래서 이는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대중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