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이상민 탄핵’ 심리 개시…180일 안에 결론 내야

헌재, ‘이상민 탄핵’ 심리 개시…180일 안에 결론 내야

이범수 기자
이범수 기자
입력 2023-02-09 13:57
수정 2023-02-0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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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 주심 선정
적시 처리 사건으로 집중 심리 전망
재판관 2명 퇴임 영향 적을 듯
‘위법 중대성·파면 필요성’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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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이유로 추진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대한 탄핵 소추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이 장관 탄핵 소추 의결서를 제출하는 대로 이 사건에 대한 심리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은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2023.02.09 뉴시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이유로 추진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대한 탄핵 소추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이 장관 탄핵 소추 의결서를 제출하는 대로 이 사건에 대한 심리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은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2023.02.09 뉴시스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의결서를 9일 접수하고 심리에 착수했다.

헌재는 이날 중으로 재판관 전원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주심 재판관과 심리 방식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통상 헌법재판의 주심은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탄핵 사건은 주심 재판관이 공개돼왔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재는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최종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

전례를 보면 대통령 탄핵 사건은 2∼3개월(노무현 전 대통령 64일·박근혜 전 대통령 92일) 만에 처리돼 길게는 수년씩 걸리는 다른 헌법재판에 비해 일찍 결론이 도출됐다.

이 때문에 헌재가 이번 탄핵 사건을 ‘적시 처리 사건’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적시 처리 사건은 처리 지연으로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중대한 손실이나 사회 전체의 소모적 논쟁이 예상되는 경우 지정된다. 재판부의 집중 심리가 이뤄져 선고 기일을 앞당길 수 있는 일종의 ‘패스트트랙’ 방식이다. 박 전 대통령 사건 때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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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재판관 9명 중 이선애·이석태 재판관이 3∼4월 퇴임을 앞두고 있지만 사건 심리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 재판관은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3명씩 지명하는데 이선애·이석태 재판관의 후임자는 김명수 대법원장 지명 몫이다.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재판관 후보는 인사청문회를 거치지만, 국회의 동의가 필요 없어 본회의 표결 없이 윤석열 대통령이 곧장 임명한다. 전·후임 교체기라 해도 헌재법상 재판관이 7명 이상 있으면 사건 심리가 가능해 헌법재판 절차가 중단될 여지도 크지 않다.

앞으로 열릴 변론과 재판관 평의에서는 이 장관에게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과 관련해 ‘파면할 만한 헌법·법률 위배’가 있었는지를 놓고 의견이 오가게 된다.

국회는 이 장관의 탄핵 사유로 재난 예방·대응과 관련한 헌법 위반, 국가공무원법과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위반 등을 들고 있다. 이태원 참사 대응 과정에서 재난·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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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김도읍 법사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소추 의결서를 제출했다. 사진은 정 위원이 의결서 제출 뒤 받은 접수증. 2023.2.9 뉴스1
정성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김도읍 법사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소추 의결서를 제출했다. 사진은 정 위원이 의결서 제출 뒤 받은 접수증. 2023.2.9 뉴스1
쟁점은 이 장관에게 법 위반이 있는 경우 그것이 파면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한지다. 헌재의 기존 판례는 단순히 법 위반이 있었는지에 그치지 않고 ‘법 위반의 중대성’이 입증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실제 헌재는 2004년 노 전 대통령 사건에서 “대통령의 경우에는 파면 결정의 효과가 지대하기 때문에 파면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이를 압도할 수 있는 중대한 법 위반이 존재해야 한다”면서도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공직자는 파면 결정으로 인한 효과가 일반적으로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미한 법 위반 행위에 의해서도 파면이 정당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 결정상의 잘못’ 같이 직책 수행에서의 성실성 여부는 탄핵 심판에서 판단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직무 집행상의 과실로 국가에 심각한 손해를 끼친 경우라면 탄핵 사유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도 이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안 가결을 놓고 맞붙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헌법을 무시한 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했다”며 “입법 독재라는 말 외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검찰 공화국의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은 법전 하나만 믿고 마치 헌법재판관이라도 된 것처럼 탄핵 심판 결과에 대해 경솔한 발언을 미리 쏟아내고 있다. 그럴 거면 탄핵 제도는 왜 있는 것이냐”며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여론을 오도해 참사 책임을 면하기 위한 저열한 정치행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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