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감당할 수준 벗어나”…서이초 교사 유족, 순직 신청

“홀로 감당할 수준 벗어나”…서이초 교사 유족, 순직 신청

입력 2023-08-31 14:21
수정 2023-08-3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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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교사 유족 측 순직 신청
서이초 교사 유족 측 순직 신청 서이초등학교 사망 교사의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문유진 변호사가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순직유족급여 청구서를 접수하고 있다. 2023.8.31 뉴시스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A(24)씨의 유족이 순직 신청을 했다. 유족은 A씨가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 속 극단 선택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족 측은 31일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A씨에 대한 ‘순직 유족 급여’ 청구서를 접수했다. 순직 유족 급여는 공무원이 공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해 재직 중 사망했거나, 퇴직 후 그 질병 또는 부상으로 사망했을 때 유족에게 지급하는 급여다.

유족 측 대리인인 문유진 변호사는 “문제 학생 지도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업무로 A씨가 맡은 업무는 일반 교사가 홀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 있었다”며 “A씨의 업무 스트레스가 극한에 이른 순간 ‘연필 사건’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학부모의 민원 등이 계속되자 A씨는 이를 감당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연필 사건은 지난달 12일 A씨가 담임을 맡은 반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사건이다. 엿새 뒤 A씨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이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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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추모객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3.7.20 홍윤기 기자
신규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추모객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3.7.20 홍윤기 기자
문 변호사는 이어 “A씨가 연필 사건으로 느낀 두려움은 개인용 휴대전화로 오는 학부모 민원에 ‘소름 끼친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안절부절못하는 행동에도 드러난다”면서 “그 결과 A씨는 연필 사건 발생일로부터 5일이 지난 7월 17일 오후 9시쯤 퇴근도 하지 못한 채 교실에서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지난 28일 “A씨 아이패드를 포렌식 한 결과 학부모가 학교로 건 전화가 아이패드에 개인번호로 표시됐다”고 밝혔다. A씨는 1개의 휴대전화에 업무용과 개인용 전화번호를 각각 부여받아 사용했다. 학부모가 교내 유선전화로 전화를 걸었어도 휴대전화와 연결된 아이패드에 착신전환된 개인번호가 표시된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양측 학부모들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뚜렷한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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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교사 유족 측 순직 신청
서이초 교사 유족 측 순직 신청 서이초등학교 사망 교사의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문유진 변호사가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순직유족급여 청구서를 접수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8.31 뉴시스
유족 측은 순직의 경우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가 정상적인 인식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려 자해에 이르게 됐을 때도 인정받을 수 있으므로 학부모에 대한 범죄 혐의 인정과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이날 유족 측이 청구서를 접수함에 따라 공무원연금공단과 인사혁신처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인사혁신처는 심의위원회에서 순직 처리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 최종 판단까지는 통상 수개월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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