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에 “성추행당했는데 (학교 측은)우리끼리 풀게 해”해당 학교 교장 “유족 말만 듣고 기사 쓰지 말라” 오히려 역정
교우관계 등을 고민하다가 자살한 중학생의 유서에서 이 학생이 추행당한 사실을 알고도 학교 측이 무마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유족 측 제공
지난 22일 밤 숨진채 발견된 중학생의 유서. 이 학생은 학교 폭력, 학교 측의 부실한 대응 등을 유서에서 비판했다. 유족 측은 엄정한 조사를 촉구하며 유서를 공개했다. 사진은 유서 3장 가운데 일부.
유족 측 제공
유족 측 제공
A군 유족 측이 공개한 유서에는 “1학년 때(2년 전) 어떤 애가 날 폭행하고 돈도 3천원 정도 뜯고 성기를 만졌거든요. 진짜 심하게… 근데 강전(강제전학)도 안 보내고 우리끼리 풀게 하고 끝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경찰은 학생들간 추행이 실제 있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학교 측이 추행사실을 알고도 무마했는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S 중 교장은 이에 대해 “정말 유감이 많다. 처음 사고났을때도 마치 유서를 본것처럼 (언론에서)왕따니, 학교폭력이니 하는 단어를 써서 학교가 무척 힘들다”며 “유서에는 (그런 단어가)전혀 없다”고 도리어 따졌다.
교장은 “교육부 감사를 1박2일 강도높게 받았고 교육청, 경찰이 상주하다 시피 한다”며 “유족 말만 듣고 기사를 쓰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A군은 유서에서 “빌린다고 돈 받고 돈 안 갚고 애들 때리고 담배 피우는 애들도 있다”고 밝혔다.
A군은 또 “얌전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애들을 물들이는 애들이 있을 것”이라며 “한달에 한번씩 이름을 쓰라해서 열번 정도 (이름이) 적히면 감옥 보내면 좋겠다”고 절절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S 중 측은 특히 A군이 여학생을 사귄 사실을 문제 삼아 학교 측이 이성교제를 통제하면서 학생 24명으로부터 반성문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학교 측의 학생지도가 적절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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