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 30년’ 최열 환경재단 대표 인터뷰
“한 번쯤 불필요한 물건을 충동구매하는 대신 환경단체에 기부하거나 환경을 주제로 한 영화를 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의 작은 실천이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정동의 재단 사무실에서 환경 안보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최 대표는 1982년 국내 최초 민간 환경단체인 ‘한국공해문제연구소’를 설립한 1세대 환경운동가로 2002년 순수 민간 공익재단인 ‘환경재단’을 설립했다. 30여년간 환경운동을 주도하고, 4대강 사업 반대에 나선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국제 환경운동단체인 시에라클럽이 제정한 ‘치코멘데스상’을 받았다.
최 대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로 전 지구적 기후 변화를 꼽았다. 그는 “최근 슈퍼 태풍, 기습 폭우, 가뭄, 산불 등 기후 변화로 각종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전쟁 피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인류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안보라고 하면 전에는 ‘군사 안보’를 지칭했지만 이제는 ‘환경 안보’가 더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물에 대한 인간의 욕심과 무분별한 규제 완화 때문에 세월호 참사 같은 비극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환경과 인간의 안전은 무시한 채 오로지 이윤을 창출하려고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면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규제는 함부로 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은 최 대표는 지난 2월 출소 뒤 한 달 만에 환경재단 대표에 재선임됐다. 최 대표는 “당초 1심에서 무죄를 받았는데 항소심에서 이렇다 할 심리도 하지 않은 채 유죄를 선고받은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재심 청구 방침을 밝혔다.
최 대표는 서울 남부교도소의 0.8평(2.6㎡) 독방에서 보낸 1년 동안 환경운동에 대한 구상을 재정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에 세계 인구의 60% 이상이 살고 있는데다 최근 빠른 성장으로 아시아인의 환경의식을 제고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면서 “환경재단이 아시아의 ‘그린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른 나라 환경단체와 연대와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4-06-05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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