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무단결근하고 해외여행…법원 “해고는 지나쳐”

나흘간 무단결근하고 해외여행…법원 “해고는 지나쳐”

입력 2014-11-26 00:00
수정 2014-11-26 07:2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나흘간 무단결근하고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왔더라도 해고는 지나친 조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마용주 부장판사)는 정모(44)씨가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1월 나흘간 해외로 가족여행을 다녀오느라 회사에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정씨는 회사에 휴가계를 내는 대신 같은 생산라인에서 근무한 동료에게 자신의 업무를 대신해달라고 부탁했다.

조장에게는 여행 첫날은 노동조합 조합원 교육에 참석하기 때문에 작업장을 비운다는 취지의 허위보고를 했고, 결근 기간에는 작업장에 자신의 사복을 걸어놓아 다른 동료가 출근한 것으로 오인하도록 했다.

정씨는 이런 사실이 적발돼 지난해 3월 해고 처분을 받았다. 정씨의 근태를 감싸고 업무를 대신해줬던 동료도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정씨는 해고가 과하다며 소송을 냈고 법원도 무단결근 행위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무단결근 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등 회사의 적절한 노무관리를 방해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무단결근에 비해서 비난가능성은 크다”고 전제했다.

이어 “정씨는 단 한 차례 무단결근했을 뿐 반복적·상습적이지는 않았다”며 “현대차의 취업규칙에도 1개월간 무단결근을 5일 이상 했을 때 감봉이나 정직 처분이 가능하다고 정한 만큼 정씨도 감봉·정직을 일차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정씨가 조합원 교육을 간다고 허위 보고를 한 당일에도 대체인력이 투입되지는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정식으로 연차를 냈더라도 대체인력이 투입되지 않았을 여지가 있다”며 “사측의 느슨한 인력 운용도 정씨의 일탈 행위를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정씨가 19년간 성실히 일했고 작업 중 왼쪽 무릎을 다쳐 장애 판정을 받은 이력도 있어 동료 다수가 이런 사정을 참작해 해고만은 철회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으로 삼았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